[커버스토리] 안전 규격 강화에 맞춰 변신 모색하는 세이프티 업계
  • 월간 FA저널
  • 승인 2013.05.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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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 산업, 변화의 물결을 타다!



2012년, 국내 세이프티 업계는 전반적인 FA 시장 침체와 더불어 사실상 불황이었다. 그러나 2013년 각국 정부의 경제 성장을 위한 움직임과 함께, 글로벌 유수 기업의 설비 투자가 상당량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이프티 업계도 올해 관련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2011년 말 한층 강화된 글로벌 인증 규격으로 인해, 관련 제조 기업들이 달라진 규격에 맞는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 장비 및 시스템을 장비 제조 OEM 업체에 요구하게 됨으로써, 세이프티 솔루션을 공급하는 판매업체의 매출도 상당 부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세이프티 시장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은 상존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적하듯 세이프티에 대한 국내 관련 업계의 인식 부족이 그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강화된 국제 안전 규격 및 세이프티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국내 세이프티 업계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김 미 선 기자


로이체일렉트로닉 이 교 복 부장    54

로크웰오토메이션 공 욱 진 과장    56

비앤알산업자동화 임 의 진 부장    58

지멘스 이 광 무 부장               60

터크코리아 여 태 빈 차장          62

트라이텍 정 명 오 과장            64

필츠코리아 이 성 호 부장 외       66

한국오므론 임 영 명 대리          68


최근 각 지역별 표준들이 국제 표준으로 통합되면서, 세이프티 제품 및 시스템 관련 표준도 국제화·법제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관련 업계에서는 세이프티 국제 규격을 적용한 장비 및 시스템을 장비 제조업체들에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강화된 세이프티 국제 규격을 의무화한 국가도 있어, 생산 관련 자산의 보호를 위해 국제 표준에 입각한 세이프티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세이프티 관련 국내외 표준 규격 변화 활발

세이프티 개념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1년 12월 31일부로 기계 안전에 관련한 제어 시스템의 설계 및 실행을 위한 요구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안전 규격이 기존 EN 954-1에서 신규 규격인 EN ISO 13849-1 및 EN/IEC 62061로 교체되고, 이것이 의무화된 것을 들 수 있다. 


신규 규격인 EN ISO 13849-1 및 EN/IEC 62061은 Functional Safety에 대해 EN 954-1보다 개선된 세이프티 컨트롤 시스템 테크놀로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ISO 13849-1은 전기적인 것을 제외한 안전 제어 시스템에 관한 내용으로 PL a, PL b, PL c, PL d, PL e 등 5개의 성능 수준으로 나뉘며, 이에 입각해 기계 안전 제어 시스템 설계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EC 62061은 기계 안전 관련 제어 시스템의 안전 무결성을 SIL로 입증해야 하는 고객 요구 사항으로, SIL1 및 SIL2, SIL3 등 3개의 안전 무결성 수준으로 나뉜다.

이 같은 국제 표준 교체 및 의무화로 인해, 2011년 12월(EN 954-1의 최종 철회) 이후 유럽으로 또는 유럽에서 선적되는 장비는 ISO 13849-1 및 IEC 62061의 2개 표준 중 하나를 반드시 준수해야만 한다. 또한, 유럽용 장비를 설계하는 제조업체들은 유럽이 채택한 국제 표준을 따라야 할 뿐 아니라, ANSI 및 ASSE, ASME, OSHA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미국 표준 또한 지속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제조업체들은 국제 표준을 적용한 장비 설계 방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장비 제조업체들을 찾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일부 국가는 국제 표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장비 제조업체들도 한층 강화된 신규 규격을 준수하기 위해 각자의 상황에 적합한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한편, 이러한 세이프티에 대한 규격 변화는 우리나라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이 올 3월 1일부터 자율안전확인신고 제도를 확대 적용토록 함에 따라, 로봇 장비를 적용하는 해당 사업장은 반드시 안전 확인을 신고해야 하는 강제성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의 세이프티 관련 인증(KCs)은 안전인증과 자율안전확인신고로 구분되는데, 이들이 각각 기존 8종에서 11종, 3종에서 25종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표 2, 3 참조).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제35조 1항 2조에 따라, 산업용 로봇이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산업용 로봇군도 KCs마크를 취득해야만 하며, 이로써 관련 업계는 반드시 자율안전확인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처럼 국내외적인 안전 규격 강화로 인해, 국내 FA 관련 업계들의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이프티 솔루션 공급 업체의 매출도 한층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세이프티 시장 부진 그러나 올해 세이프티 활성화 기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외적으로 안전 규격이 강화되면서 이를 기회로 국내 세이프티 시장도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해까지는 세이프티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안전 규격 강화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FA 시장이 그만큼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 세이프티 산업 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국오므론 측에서도 “매년 10~20%의 높은 성장을 기록해 왔던 세이프티 시장이 2012년에는 세계 경제 불황 여파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감소로, 뚜렷한 성장폭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터크코리아 여태빈 차장과 로이체일렉트로닉 이교복 부장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여태빈 차장은 “자동차 분야에서만 투자가 조금 있었을 뿐 경기 위축으로 인해 반도체 등의 시장에서는 거의 투자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이프티 시장은 물론 전반적인 FA 시장이 모두 좋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이교복 부장도 유럽과 미국 등 해외로의 자동차 및 정밀 가공 관련 장비 수출 물량은 소폭 늘었지만, 전체 FA 시장이 워낙 위축돼 있어 세이프티 시장도 크게 성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2년 전체 FA 시장 난조로 인해, 세이프티 업계 역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세이프티 업체는 “2013년에는 최근 강화된 국내외 안전 규격으로 인한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경제 성장을 기조로 내세우며 올해 새롭게 출범한 국가가 몇몇 있는 데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난해 미뤄놨던 프로젝트들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FA 시장이 한결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트라이텍 정명오 과장은 “올해 제조업 분야가 전년 대비 7% 정도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가 발표된 데다, 세이프티 시장이 서서히 성장하면서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어, 올해 세이프티 시장은 지난해 대비 많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필츠코리아 측에서도 2013년은 그동안 한국이 강세를 보여 왔던 자동차, 반도체 등의 시장이 상당 부분 활성화될 전망인 데다, 올 3월 1일자로 시행된 자율안전확인신고 확대 적용으로 인해, 국내에 있는 해당 사업장은 반드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야 하므로, 위험성 평가 등 안전 컨설팅을 사업 영역으로 주력하고 있는 필츠의 입장에서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국내 업계의 세이프티 인식 여전히 미미

FA 시장 활성화 및 안전 규격 강화라는 이슈로 인해, 2013년 국내 세이프티 시장이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세이프티 관련 업계는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세이프티에 대한 국내 FA 관련 업계의 인식이 워낙 미미하기 때문이다.


트라이텍 정명오 과장의 말에 따르면, 검증된 세이프티 솔루션을 적용하는 업체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하드와이어링으로 세이프티 기능을 적용시키는 업체가 더욱 많다고 한다. 해가 갈수록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대한 압박을 더욱 심하게 받고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세이프티 제품은 기본적으로 위험 상황시 공정라인의 작업을 멈추도록 하는 개념이므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생산적인 손실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의 입장에서는 적용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오므론 임영명 대리는 “최근 국내 일부 장비 업체를 중심으로 세이프티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세이프티 솔루션을 ‘추가 비용이 드는, 어렵고 쓸모없는 제품’으로 인식하는 성향이 더욱 강하다”고 설명했다.


단순 컴포넌트에서 통합형 세이프티 솔루션으로 진화

최근 세이프티 솔루션의 기술 동향은 기존 단품에서 벗어나 PLC 형태로 통합화되고 있는 추세다. 각 관련 업체들은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다기능의 통합된 세이프티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에 통합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해 온 글로벌 기업일수록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멘스 이광무 부장은 “초기 세이프티 릴레이에서 시작된 세이프티 솔루션은 점차 분리형 세이프티 컨트롤러를 거쳐, 세이프티 통신이 가능한 통합형 PLC로 기술이 진화돼 왔다”며, “지멘스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모든 제품군이 통합될 수 있도록 고려함으로써 진단 기능까지 갖춘 한층 진보된 세이프티 솔루션을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벡호프(Beckhoff)사의 PC 기반 제어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해 온 트라이텍도 독립된 컴포넌트가 아니라, 벡호프의 제어 시스템에 세이프티 기능을 추가하는 개념의 통합된 세이프티 PLC를 공급하고 있다. 정명오 과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객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장비를 요구하고, 이에 따라 세이프티에 대한 요구 조건도 다양해지면서, 이를 만족하는 세이프티 솔루션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당사의 세이프티 솔루션은 벡호프의 소프트웨어 PLC인 ‘TwinCAT’을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세이프티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글로벌 세이프티 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로크웰도 비상 정지 스위치부터 세이프티 PLC까지 모든 세이프티 제품을 제공하며 자동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활약하고 있다. 공욱진 과장은 “로크웰은 머신 세이프티, 프로세스 세이프티, 그리고 전력 제어를 위한 Arc Flash를 방지하는 세이프티까지, 가장 폭넓은 자동화 세이프티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오므론도 통합형 세이프티 PLC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영명 대리는 “최근 세이프티 관련 업계는 비상 정지 및 도어 인터록 등 안전회로에 대응하는 단순 기능의 제품뿐 아니라, 모션 제어는 물론 각종 인터페이스와의 연계 및 제어가 가능한 통합형 세이프티 PLC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오므론도 다양한 기능의 통합형 세이프티 PLC 제품 개발을 진행 중으로, 올 여름 즈음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품 판매 외 세이프티 컨설팅 사업도 두각

한편, 최근 전 세계 시장 환경 변화와 맞물려, 세이프티 관련 업체 중 제품 판매를 기본으로 하되, 안전에 대한 컨설팅 사업도 한층 강화한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그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세이프티 전문 기업인 필츠다. 필츠코리아 이성호 부장은 “필츠는 라이트 커튼에서부터 센서, 컨트롤러, PLC 등 모든 세이프티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는 세이프티 전문 메이커로, 안전 컨설팅까지 가능한 명실공히 세이프티 전문 기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필츠의 경우 이전부터 안전에 대한 컨설팅을 사업 영역으로 담당해 왔기에, 그동안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KOSHA가 진행 중인 KCs 인증과 관련해 위험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해당 사업장(업체)에 안전 컨설팅도 제공 가능하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안전 컨설팅 서비스 분야인 만큼, 필츠는 지난해 충원된 인력과 개편된 조직을 통해 컨설팅 서비스 분야의 사업 영역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세이프티 컨설턴트를 활용한 컨설팅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곳은 로크웰오토메이션으로, 이들은 2012년부터 세이프티 컨설팅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이에 대해, 공욱진 과장은 “우리는 세이프티 솔루션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의 플랜트 및 제조 플로어의 세이프티 현황에 대한 감사·컨설팅·세이프티 솔루션 제안·시스템 공급 및 납품에 이르기까지, 토털 세이프티 솔루션 및 컨설팅 업체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2011년 12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럽의 Machinery Directive 및 국제 표준 규격 ISO 13849 등에 대한 전문가 과정을 통과해 Machinery Functional Safety Engineer Certification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로써 로크웰은 새로운 표준에 맞춘 전문가 창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엔드유저 및 장비업체의 세이프티 시스템에 대해 안전 리스크 분석 및 검사, 그리고 국제 표준 규격에 대한 적합성 등의 검사 및 평가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세이프티 관련 강제적 법규 필요

이처럼 세이프티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인 이슈 및 기술 동향에 따른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국내 관련 업계의 세이프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미한 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세이프티 솔루션이 국내에서 일반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강제적인 법규를 통해 의무화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멘스 이광무 부장은 “국내의 경우 안전 법규에 대한 인식과 지식 부족으로, 세이프티 기능이 포함된 외국 프로젝트 물량에 대한 국내 업계의 대응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세이프티의 저변이 확대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려면, 먼저 국내에도 세이프티 시스템을 사용토록 하는 강제적인 법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강제적인 법규 외에도 세이프티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및 세미나, 그리고 동종업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국오므론의 임영명 대리는 “국내 시장에서는 세이프티 자체도 사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팽배해 있는 만큼, 각 기업과 정부가 다 함께 노력해 ‘세이프티는 사치가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더욱 널리 홍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라이텍 정명오 과장도 “국내 관련 고객들의 세이프티 개념 및 인식 부족은 이 시장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라고 말하며, “사용자의 안전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필수 요소로 세이프티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을 한층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FA Journal 김 미 선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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