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가스 산업은 경우에 따라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경우도 있으나 아직도 몇몇 분야 사업장들은 기존 방식을 고수할 정도로 매우 보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투입되는 자본과 장비의 규모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이 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정도로 큰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피해갈 수 없는 분위기다.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오일&가스 산업 분야에선 안전을 보장하면서 고성능, 고효율을 가능케 하는 솔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추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심해, 극지, 밀림 등으로 시추 영역이 날로 넓어짐에 따라 이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가동과 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이 오일&가스 업체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급속하게 보급되고 있는 정보화 흐름을 타고 원료 수급과 생산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프로세스 관리 솔루션 등도 업계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본지는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오일&가스 산업의 최근 흐름과 이들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수한 솔루션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 상 범 기자
■들어가는 순서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최 민 석 팀장 56
B&R산업자동화 김 세 훈 차장 58
어드밴텍 김 일 상 차장 60
인벤시스 이 강 주 상무 62
터크코리아 정 진 성 과장 64
한국내쇼날인스트루먼트 권 순 묵 대리 66
한국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 변 재 웅 이사 68
국외 비즈니스 비중 날로 높아지는 추세
최근 오일&가스 산업에 산업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된 관심사는 국외시장 개척이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오일&가스 관련 프로젝트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오일허브, 삼척 LNG 기지 구축 등이 진행 중이다.
한국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 변재웅 이사는 “국내 플랜트 분야는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면서, “오일&가스 기업들과 관련 산업자동화 솔루션 업체들은 국내보다 국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석유수요는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들어 증가율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으며 점차 포화단계로 나가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10년간의 석유수요 증가율은 무려 14.2%에 달했으나,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12년 기간 중의 연평균 석유소비 증가율은 1.5%에 그치고 있다. 다행히 2000년대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가 국내수요 둔화에 따른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
오일&가스 산업 플랜트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중동과 아시아에 신규로 조성되는 시설을 수주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 비율에서도 국외 프로젝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오일&가스 기업들은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주요 파트너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플랜트 공급 솔루션을 늘려나가고 있다. 국내 산업자동화 업체들이 국외진출이 활발할 수 있는 이유는 국내 건설, 플랜트 업체들의 기술 및 시공 능력이 국내외에 높은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정유업체들 중 다수가 국내 조선업체에서 플랜트를 건조하고 있는데, 산업자동화 업체들 다수가 이들 조선업체들과 긴밀한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주어지고 있다.
셰일가스로 인한 북미 시장 성장세 고무적
최근 오일&가스 산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셰일가스로 인해 세계 에너지 무게의 추가 중동 중심에서 북미 중심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북미를 중심으로 하는 오일&가스 산업뿐만 아니라 직계 산업인 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여지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최민석 팀장은 “그럼에도 최근 국내 파트너사들의 재정악화 등 외부 사정으로 인해 해당 분야에서 본격적인 수주가 이뤄지기보다는 선별적인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 여파가 앞으로 각 자동화 및 플랜트 솔루션 제공업체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한 플랜트 유지와 운영에 대한 관심 커져
오일&가스 시장은 전통적으로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최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의 시추 및 관립 방식을 고집하는 분야가 남아 있다. 채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안전과 관련된 기술 등은 빠른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최민석 팀장은 “2010년 멕시코만 기름 유출사고와 같은 크고 작은 사건, 사고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오일&가스 업체들이 안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안전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 원유유출과 같은 대형사고도 방지할 필요성이 크지만, 그보다 훨씬 파괴력이 큰 안전이슈가 최근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오일&가스 플랜트 운영인력들의 은퇴시기가 전 세계적으로 다가오고 있어 숙련된 운영인력 부족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일&가스 산업은 작은 실수 하나만으로 엄청난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평상시엔 큰 변화가 보이지는 않지만 밸브나, 기기의 오작동이 발생하면 화재, 폭발 등의 끔찍한 피해와 오염물질의 누출, 엄청난 비용 손실을 발생시킨다.
국내외 오일&가스 운영인력들 다수가 현재 50대를 넘겼으며, 머지않아 현역에서 은퇴를 하게 된다. 지난 20년 이상 플랜트를 운영해온 인력들의 은퇴에 대비해 그를 대체할 인력을 서둘러 양성해야 하지만 수십년간 여러 경험을 통해 쌓은 그들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신규인력에게 차질 없이 전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인벤시스가 이들 신규 인력을 교육하기 위해 3차원 그래픽을 이용한 EYESIM이란 증강현실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인벤시스 이강주 상무는 “신규 인력이 직접 플랜트를 운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장비가 필요하며, 외부 관리 인력이 많은 중동 등에선 이 장비를 통한 플랜트 운영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상무는 “현재 국내 대기업 등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내시장에서 EYESIM을 필요로 하는 현장이 날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프로세스 관리가 필수가 되고 있는 오일&가스 산업
오일&가스 산업의 또다른 변화는 프로세스 제어시스템 채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 부분보다 이 부분의 산업자동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인데, 이에 대해서 한국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 변재웅 이사는 “오일&가스 산업은 일반 산업과 달리 원재료인 원유와 가스의 가격이 항상 변동하기 때문에, 수익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해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중동 지역의 분쟁이나 해외 플랜트의 생산차질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생산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확보할 수 없다. 원자재의 투입, 생산량의 결정, 안정적인 생산성 유지 등 프로세스 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한 분야가 바로 오일&가스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프로세스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은 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의 DeltaV, B&R의 APROL 시스템, 인벤시스의 소프트웨어 솔루션 PRO/II, DYNSIM, ROMeo 등이 있다. DeltaV와 APROL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생산 현황과 원료의 투입을 확인할 수 있다. DeltaV와 ROMeo는 별도의 조작없이 자동으로 생산조건을 최적화하며, PRO/II는 플랜트 준공 전 최적 생산 조건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 변재웅 이사는 “오일&가스 산업은 다른 일반 산업과 달리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라면서, “시추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이전에 시추가 불가능했던 심해 및 극지에 대한 시추도 날로 늘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공급되는 솔루션의 성능과 요구되는 견고함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술의 발달에 따라 과거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되던 유정과 가스전에 대한 개발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으며, 시추를 위해 파고들어가는 유정의 깊이도 날로 깊어져 가고 있다. 변 이사는 “거친 환경에서도 차질 없이 시추와 생산을 가능케 하며, 잔고장 없이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오일&가스 업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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