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빌리티 전지 기대감↑... 국내연구진, ‘리튬황배터리’ 난제 풀어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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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탄과 인으로 ‘리튬 폴리설파이드’ 문제 해결... 상용화 앞당겨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성능 저하의 주범이라고 불리는 ‘리튬 폴리설파이드’ 문제를 풀고 차세대 모빌리티 등에서 활용이 기대되는 ‘리튬황배터리’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KERI 박준우 박사·홍정원 연구원, 부경대 백강준 교수)의 ‘저비용 플렉시블 고에너지밀도 리튬황배터리’ 관련 연구결과가 높은 수준을 인정받아 국제 저명 학술지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저비용 플렉시블 고용량 리튬황배터리’ [사진=KERI]

리튬황배터리(Lithium-sulfur Battery)는 니켈이나 코발트같이 비싼 희토류를 양극재로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자원이 풍부한 황(S)을 양극재로 사용해 전지의 제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한 리튬황배터리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무려 5배나 높아 차세대 배터리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리튬황배터리에도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과 황이 만날 경우 황화리튬, 일명 ‘리튬 폴리설파이드(Lithium Polysulfides)’가 되는데, 중간 생성물인 이 리튬폴리설파이드는 전해액에 대한 높은 용해도로 인해 ‘용출 현상’이 나타나 충·방전이 거듭될수록 양극 활물질이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황이 지속적으로 전해질에 녹아, 결국에는 황의 양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수명과 안전성 저하와 직결되어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였다.

이에 KERI가 활용한 물질은 활성탄과 인(P)이다.

KERI 관계자는 “숯처럼 작은 기공(氣孔)을 가진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해 각종 필터나 탈색제로 사용되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활성탄을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 코팅 소재로 이용해 충·방전 시 발생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잡아냈다”며, “뿐만 아니라 흡착력이 높은 인(P)을 탄소재에 도핑해 화학적인 캡쳐링도 유도하는 등 이러한 물리적·화학적 이중 캡쳐링을 통해 리튬 폴리설파이드에 따른 리튬황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리튬황배터리의 플렉시블 기능을 강화해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며, “황 양극(+)에 전기 전도성이 높으면서도 강도가 세고 유연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를 사용해 무게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집전체를 제거(에너지 밀도 향상)하고, 굽히거나 휘어질 수 있는 내구성까지 확보했다”고 전했다.

사진 왼쪽부터 KERI 박준우 박사·홍정원 연구원, 부경대 백강준 교수 [사진=KERI]

KERI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들을 기반으로 개발한 리튬황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400Wh/kg으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렇게 기존 리튬황배터리가 가진 경량·저비용 장점에, KERI가 확보한 높은 에너지 밀도 및 성능 안정성(수명성), 플렉시블(내구성) 강점까지 결합돼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볍고 장시간 운행이 필요한 항공우주, 플라잉카, 드론 등 미래형 항공 모빌리티의 배터리 분야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 개발자인 KERI 박준우 박사는 “리튬황배터리는 값싸고 풍부한 황과 탄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같이 희토류가 부족한 국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밝히며, “이번 성과를 기존에 연구원이 개발해 보유하고 있던 ‘고체 전해질 저가 대량 합성 기술’과 융합해 차세대 리튬황전고체배터리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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