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자동화 기술의 핵심, ‘구동기’를 알면 로봇이 보인다
  • 조창현 기자
  • 승인 2022.09.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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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기술 트렌드 속 다양한 액추에이터 톺아보기

[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1973년, 최초의 인간형 로봇 ‘와봇1’이 세상에 등장했다. 이후 1984년 와봇2, 2000년 아시모, 2004년부터 카이스트 연구진 개발의 휴보 시리즈, 2022년 도깨비와 나디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개발됐고, 현재도 활발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 혁신으로 로봇 산업 또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utoimage]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는 지난 8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효준 소장과 독일항공우주센터 이진오 박사가 작성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및 기술 동향’을 GT인사이트 책자로 펴냈다.

자료에 따르면 로봇은 기술개발을 거듭해 이제는 제한적 작동만이 아닌, 인간과 비슷한 작업 수행 능력을 보인다고 밝혔다.

사람과 닮은 기계 휴머노이드 로봇의 구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뉜다. 그중 하드웨어는 센서, 액추에이터(구동기), 전원, 제어시스템 등으로 세분화된다.

하드웨어 중에서도 액추에이터는 출력, 크기, 무게에 따라 로봇의 구조를 바꾸기에 휴머노이드 설계시 ‘구동기 기술’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시대가 변하면 유행이 바뀌듯, 휴머노이드 로봇 내 핵심 요소인 ‘액추에이터’ 트렌드도 시대 변화에 맞춰 변화 중이다. 어떤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지 불투명한 현재, 다양한 구동기 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살펴본다.

혁신을 거듭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초기 휴머노이드는 단순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인간의 ‘팔’과 유사한 구조를 띤 ‘매니퓰레이터’에 국한됐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등장한 ‘산업용 로봇’은 공정 시스템 자동화에 필수 구성 요소가 됐고, 금속·자동차·화학 등 일반 산업에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이후 인간 행동 모방과 도구 활용, 더 나아가 실생활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구현됐다. 2000년대에는 정해진 반복 작업만을 수행하던 산업용 로봇의 범주를 넘어 인간과 공존하며 협업하거나, 험지 혹은 재난환경 등에서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수행하며 인간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작업 대상 및 주변 환경 인지 기술, 안정적 보행과 함께 전신 움직임을 섬세하게 생성하는 제어기술, 움직임을 실제 구현할 수 있는 로봇 하드웨어 기술이 함께 발전하며 실험실에서만 제한적 동작을 하던 로봇들이 실생활과 유사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보행에 치중한 연구중심 플랫폼에서 강력한 구동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동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구동기술, 그 핵심은 바로 ‘구동기’에 있다.

휴머노이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되고, 하드웨어 중 '구동기'는 로봇 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사진=utoimage]

BLDC와 하모닉드라이브의 만남, 고감속비 고강성 구동기

전기모터 방식 구동기에 고비율 감속기 조합은 출력 토크 및 속도간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어 1980년대 중후반부터 로봇 개발의 전형적인 선택지가 됐다. ‘고감속비 고강성 구동기’ 중 대표적인 것은 ‘BLDC 모터’와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를 조합한 시스템이다.

BLDC 모터는 기존 브러쉬 방식 전기모터에 비해 수명이 길고, 효율이 높으면서도 발열과 소음은 적다. 또한, 원하는 동작에 맞는 토크 및 회전속도를 정확하게 제어 가능해 신뢰성이 높다.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는 평기어, 유성기어 등 기존 감속기에 비해 일단(Single Stage)에서 1:30~1:160이라는 높은 감속비를 제공한다. 백래쉬는 거의 ‘0’에 가깝게 구현 가능해 부품 마모를 줄이고, 감속기 수명을 연장시킨다. 또한, 감속기 자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진동을 감소시켜 위치 정확도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은 증가시켜 같은 무게에서 낼 수 있는 최대 토크를 높여준다.

둘의 조합으로 큰 출력과 높은 정밀도의 구동기를 만들 수 있고, 실제로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 중이다. 고감속비 고강성 구동기를 적용한 휴머노이드는 혼다 ‘아시모’와 ‘E2-DR' 등이 있고, 국내에서 개발한 로봇 대부분도 이를 채택했다.

안정적인 고감속비 토크제어 구동기

고강성, 고감속비 구동기를 적용한 로봇은 정확한 위치 제어가 가능하지만, 외부 접촉에 대해 부드러운 대응이 어렵다. 문제 극복을 위해 로봇에 외부 접촉이 발생시 외력을 측정해 제어에 활용하는 ‘포스 피드백 제어’가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토크제어 구동기’다.

토크제어 구동기는 내부 물리적 탄성 요소 설계 및 선정에 따라 연성 및 저탄성으로 구분된다. 로봇에 적용되는 토크제어 구동기의 가장 좋은 예는 구동기 구조에 탄성 요소를 도입한 직렬 탄성 구동기(Serial Elastic Actuator, SEA)다.

탄성 요소가 충격을 흡수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탄성 변위와 토크의 선형관계를 기반으로 출력 토크를 예측 및 제어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또한, 구동기에 필요한 요소들을 직렬 배치할 수 있어 고출력을 내기 위한 감속기와의 결합이 비교적 용이하다.

직렬 탄성 구동기와 같은 토크제어 구동기의 활용은 액추에이터를 로봇 관절에 배치해 움직임에 탄성을 부여하고, 인간과 로봇간 안전한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것에 용이하다. 이 방식을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독일 항공우주센터에서 개발한 TORO와 이탈리아 공학 연구소 개발의 COMAN 등이 있다.

이외 다양한 구동기의 향연

미국 로봇 스타트업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BLDC 모터에 스프링을 장착해 인체의 ‘힘줄’과도 같은 탄성구조 기반 휴머노이드를 제작했다. 스프링에서 나오는 탄성은 로봇 다리가 지면에 닿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그리고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에너지를 ‘저장 및 방출’해 해당 방식의 구동기는 효율적이면서 빠른 기동을 가능케 한다.

MIT에서는 상용 BLDC 모터를 재설계해 높은 토크 밀도와 1:6 저감속비를 결합한 ‘고속-고토크 QDD 구동기 모듈’을 만들어 민첩하면서 역동적으로 기동할 수 있도록 기술 구현했다. 게다가 비교적 간단한 기계적 구조와 ‘저감속비’로 전기회로의 전류 및 모터의 동역학정보를 활용해 정확한 토크 추정이 가능하다.

QDD 구동기를 기반으로 제작한 휴머노이드 ‘미니치타’는 SEA 구조 없이 토크 제어를 구현해 여러 지형에서 자연스럽고 동적인 운동이 가능하면서 외부의 충격에도 바로 균형 잡으며 이동할 수 있다.

전기모터 구동기는 자기 포화 및 발열 등 전력 요구 사항이 높을수록 크기와 무게가 증가한다. 또한 먼지나 습기 등이 있는 환경에 취약하고 과부하에 걸릴 수도 있다. ‘서보밸브 방식 유압 구동기’는 전기식 액추에이터가 가진 취약점을 해결해주며 높은 출력 밀도를 제공하고, 확장성까지 뛰어나다. 다만 외력으로부터 안정성 확보와 더불어 기름 누수나 상대적으로 큰 소음 등은 해결해야 될 과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이 개발한 ‘PETMAN’이나 ‘ATLAS’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액추에이터, 구동기의 발전은 로봇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진=utoimage]

결국 해답은 구동기에 있다

기술발전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업화도 빨라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은 향후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휴머노이드 로봇은 경제·기술·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 요소상 액추에이터는 전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서 10%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구동기의 특성에 따라 로봇 구조가 바뀌는 만큼 중요도는 크다. 기술의 중요성만큼 기사에서 제시한 것 이외에도 공압식 액추에이터 혹은 전동유압식 액추에이터 등 다양한 구동기가 존재한다.

구동기 기술의 발전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혁신하는 방향이며, 가장 고도화된 기술들이 집약된 ‘지능형 로봇’ 휴머노이드의 진화는 전체 로봇 산업 발전을 이바지한다.  인간의 ‘팔’과 유사한 구조를 보이는 산업용 로봇에서 시작한 발전은 결국, 로봇의 근간과 같은 각종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 등에 혁신을 만든다.

혁신을 통한 로봇 기술·산업 발전은 공정 자동화나 물류 자동화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효율성을 높여주며, 실생활에서도 서비스 로봇 혹은 소방·재난 대응 및 폭발물 처리와 같은 위험한 일도 수행하는 등 인간 삶에 도움을 준다.

다만, 현재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는 대부분 ‘고강성 고감속기 기반 구동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앞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가진 구동기가 대세가 될지 모르며, 유압식 스마트 구동기 등 액추에이터도 ‘스마트화’ 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산업 발전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구동기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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