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터뷰] 한국전지학회 김성수 회장 “이차전지 경쟁력, ‘집단 지성’ 필요… 정보공유 플랫폼 역할 다할 것”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6.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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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기술의 선순환 구조 형성… 이차전지 산업 발전과 성장 기여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그리고 전기화는 필연적인 흐름으로 연결돼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전기차를 비롯해 이차전지가 적용된 제품 생산이 늘고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국들은 공급망 확보, 자원순환을 통한 경제성 향상, 탄소배출 저감 연계, 화재 안전을 위한 솔루션 개발, 차세대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이차전지 산업이 국가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연결되는 필연적 흐름 때문이다.

한국전지학회 김성수 회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에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집단 지성의 힘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한국전지학회 김성수 회장을 만나 이차전지 산업의 동향과 전망, 그리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사항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를 미증유라고 했지만 전지산업 또한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전지산업의 호황은 전기차 수요 급증, 각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 주요기업의 내재화 및 기술 투자 향상 등과 맞물려 혁신 기술을 통한 전지 성능, 경제성 향상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이 반갑기도 하지만 산업의 호황기의 뒷면에는 치열한 경쟁, 혁신 기술의 도전 등 풀어야할 과제도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지속적인 연구, 개발, 혁신, 효율성 향상을 비롯해 산업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도 더 배가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전지학회(Korea Battery Society)는 2001년 9월에 창립돼 올해 22주년을 맞이했다. 산학연 연구자들이 모여 전지 기술의 연구, 개발, 응용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공유하며 산학연 연계를 통한 연구 지원과 협력의 창구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 고성능 이차전지의 초창기였던 90년대부터 대학, 연구소, 산업체의 연구자들이 전지에 대한 정보와 학술 교류 필요성을 느껴 전지에만 초첨을 맞춰 설립한 학술단체”라고 소개하며, “매년 춘·추계 학술회의를 통해 전문가들과 학생들에게 최신 동향과 기술을 소개하고 관련 지식과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술지 발간을 통해 전문가들과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토론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 한국전지학회 춘계학술대회 현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국전지학회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시기다.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있나?

한국전지학회는 이차전지 산업의 태동기에 설립돼 성숙해 가는 전지 산업과 함께 성장해왔다. 이에 걸맞은 전문인력 양성, 혁신기술 개발, 국제교류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먼저 고성장 산업인 전지분야에서 한국전지학회와 같은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선진국이나 선진기업을 따라갔던 기술에서 리딩과 돌파(Breakthrough)가 필요한 혁신 연구로 유도해 갈 것이다. 아울러 기업과 협력해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전지산업에서 필수적인 국제적 연구 협력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내외 연구자들 간의 교류와 지식 공유를 촉진하며 국제 기준과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탈중국을 위한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신소재 및 신기술 개발 등 K-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은 경제를 넘어 안보까지 포함하는 세계 패권 경쟁의 다른 그림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어렵지만 리튬, 희토류와 같은 자원 확보를 포함해 K-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어려운 국면에서는 해법을 단순화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혁신기술 개발 능력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기술격차에 대한 시각차이는 존재하나 중국과의 차별화된 기술이 탈중국, 북미유럽 시장 점유를 늘릴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고 본다.

다음으로 차별화된 혁신 기술과 연관된 다양한 주체들 간의 협력을 강화해 전체 생태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배터리 제조사를 비롯해 자동차, 전력회사, 연구소, 대학, 정부부처 등이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우리나라가 일군 세계 일류 산업들이 했던 것처럼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국가 수준에서의 비전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부지원 정책이 받쳐준다면 K-배터리의 국제적인 산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전지학회는 산업과 학계 및 연구계 간의 소통을 위해 학술대회, 기술상담, 산업동향 공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차전지 산업이 지속가능한 먹거리 산업이 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지에 사용되는 원료 및 자원의 효율적인 확보와 재활용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이는 최종적으로 환경적인 부담과도 연결된다.

더불어 전지의 안전성도 핵심적인 요소로 챙겨야 할 것이다. 전기차와 데이터센터의 화재에서 보여준 안전사고에서도 알 수 있지만 과충전, 과열 등으로 인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 기술 및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충전인프라와 효율화 사업과의 연계, 환경적인 면을 고려한 원료 확보, 생산, 폐기, 재활용, 재생에너지와의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과 학계 및 연구계의 원활한 소통과 선순환 구조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내용은?

한국전지학회는 산업과 학계 및 연구계 간의 소통을 위해 학술대회, 기술상담, 산업동향 공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식과 기술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이차전지 산업의 발전과 성장 촉진에 기여하고자 한다.

먼저 학회는 정기적으로 학술 대회와 컨퍼런스를 개최해 산업과 학계 간의 소통과 지식 공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과 산업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자들과 산업 현장 전문가들이 직접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학회는 산업체와 학계 간의 기술이전과 기술상담을 지원한다. 학계의 연구성과를 산업체에 적용하는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지원하고, 산업체의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학계의 상담 및 솔루션을 제공해 상호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 동향과 최신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산업체와 학계 간의 정보 교류를 돕고 산업 동향에 대한 학계의 연구 관심을 유발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자 한다.

한국전지학회 김성수 회장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잘 유지하고 강화해 전지 연구로 개발된 기술들이 산업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국전지학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이차전지 관련 기술은 무엇인가?

한국전지학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이차전지 관련 기술은 △고에너지 밀도 및 고전력 이차전지 기술 △고성능 및 안전성 개선을 위한 소재 기술 △금속 리튬 이차전지 기술 △유연성 및 안전성을 갖춘 이차전지 기술 △나노 기술 및 신기술 적용 등 다양하다.

차세대 이차전지는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전력 제공이 중요한 요소다. 전기차 및 이동형 전자기기와 같은 분야에서 더 긴 주행 거리와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이차전지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차전지의 성능과 안전성은 소재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특히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양극 및 음극 소재의 개발과 개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소재의 도입, 그래핀 및 나노 소재의 활용, 전해질 개발 등 성능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중 가장 주목되고 있는 리튬금속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주기 수명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금속배터리의 안정성과 충전 속도 개선을 위한 기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안전한 리튬금속 전극 및 전해질 인터페이스, 리튬금속의 부식 및 안정화 기술 등이 연구의 핵심이다.

아울러 유연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휘어지거나 구부러질 수 있는 이차전지 기술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휴대폰 및 태블릿과 같은 유연한 전자기기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유연성을 갖춘 소재 개발과 배터리 디자인, 구조 및 안전성을 고려한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노기술과 신기술의 적용은 차세대 이차전지의 성능 향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노 구조 소재의 활용, 전해질 인터페이스 공학, 셀 디자인 및 제조 공정의 혁신 등을 통해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 효율성 및 충전 속도를 향상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계획과 중점 추진 사업 내용을 소개한다면?

한국전지학회는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잘 유지하고 강화해 전지 연구로 개발된 기술들이 산업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지 기술의 연구, 개발, 응용에 대한 정보 교류와 공유의 플랫폼 역할을 통해 산학연 협력의 창구가 되고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에도 학술대회 개최와 학술지 발간이 예정돼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과 산업 현장 전문가들이 만나고 소통하며, 최신 연구 동향과 기술 개발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국내외의 관련 학회 및 기관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촉진하겠다. 국제 학술 대회 및 컨퍼런스 참여,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 국제 워크샵 등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의 국제적인 지식 공유와 국제적인 연구 협력을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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