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한국 투자 규모 1.5조달러… 주가 상승에 대부분 지역 투자 잔액 증가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개인과 기업 등 국내 거주자가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무려 800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시장 활황으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가 늘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 열풍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8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진=게티이미지]](/news/photo/202406/53728_60490_103.jpg)
25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준비자산을 제외한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9116억달러로 1년 전보다 1244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잔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대외금융자산이란 지난해 기업 등 우리나라 거주자가 외국의 금융상품을 사거나 직접투자를 한 금액 등을 뜻한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액이 가장 많았다. 미국에 대한 투자는 전년대비 1138억달러가 늘어난 8046억달러로 전체의 42.1%를 차지했다. 대미 금융자산이 2019년 4202억달러를 기록했는데 불과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이어 유럽연합(EU) 2528억달러(13.2%), 동남아 2485억달러(13.0%), 중국 1452억달러(7.6%), 중남미 1205억달러(6.3%) 등의 순이었다.
투자 형태별로 보면 직접투자 7247억달러 중 미국이 2111억달러(29.1%)로 1위, 동남아가 1552억달러(21.4%)로 2위를 기록했다. 증권투자도 미국이 5075억달러(59.2%)로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EU가 1239억달러(14.4%)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기타투자도 미국에 대한 투자가 812억달러(28.5%)로 동남아의 567억달러(19.9%)를 제치고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자산 내 비중이 가장 큰 증권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미국 주가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 아니라 IRA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미국 내 해외공장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도 1조52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116억달러 늘어났다. 앞서 2021년 1조5396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2년 1조4099억달러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났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이 3714억달러(24.4%)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시아 3295억달러(21.7%), EU가 2460억달러(16.2%), 일본 961억달러(6.3%), 중국 802억달러(5.3%) 등의 순이었다. 2022년 말보다 국내 주가 상승 등으로 중동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투자 잔액이 증가했다.
투자형태별로는 직접투자에서 EU가 747억달러(25.8%), 증권투자는 미국 2950억달러(30.9%), 기타투자는 동남아 814억달러(35.7%)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편 지난해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1315억달러(5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로화 1857억달러(9.7%), 위안화 1086억달러(5.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형태별로는 달러화가 증권투자(6070억달러·70.8%) 및 직접투자(2783억달러·38.4%), 기타투자(1985억달러·74.4%) 등 모든 투자형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서는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9993억달러(65.7%)로 가장 많았고,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각 3927억달러(25.8%), 441억달러(2.9%) 등의 순이었다. 원화는 직접투자(2424억달러·83.8%), 증권투자(7315억달러·76.5%)에서, 달러화는 기타투자(1446억달러·64.4%)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