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금융기관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信用留意者- 예전의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20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000만 원 이하의 소액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청년들의 생활고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 5887명(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 5만 2580명에서 2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 8730명에서 59만 2567명으로 약 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0대의 증가 폭이 두드러진 것을 알수 있다.

신용유의자는 일정 기간동안 연체가 지속될 경우 신용정보원에 등록되고 이후 신용카드 사용 정지, 대출 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다양한 금융 제재를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은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빚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은행권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3만 361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어 저축은행(2만 2,356명), 여신전문금융사(1만 6,083명) 등의 순이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 원 규모의 소액 대출을 갚지 못한 연체자 비율이 높은 것도 청년 채무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회사(CB)에 단기 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올해 7월 말 기준 7만 3379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연체 금액이 1천만 원 이하인 경우가 6만 4624명(88.1%)이었다. 이는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이 소액 채무자임을 의미한다.

이런 소액 연체는 생활비, 주거비 등 생계와 관련된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경기 둔화와 함께, 청년들이 적절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빚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일하지 않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층이 44만 3000 명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강일 의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이는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으로 이어져 소액 연체가 증가했다"며 "청년층의 채무조정과 같은 금융 대책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사회 정책 등 청년을 위한 거시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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