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컷’ 단행...한은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 커져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4.09.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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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
4년 반 만에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된 것
정부·여당 "이자 줄이기 위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해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물가 안정과 내수 경기 부진을 고려해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가계대출이 늘면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 인하가 자칫 부동산 시장에 과열을 불러일으킬 위험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연 3.50%)과 미국의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p에서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美 연준, 4년 반 만에 빅컷…통화정책 전환

미 연준은 17~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낮춰 5.25~5.50%에서 4.75~5.0%로 조정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반 만에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된 것이다. 연준은 2022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실상 0%대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 22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인 연 5.25~5.50%까지 올렸다. 이후 지난 7월31일까지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그동안 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위험은 줄어 들었지만 실업률 상승과 같은 고용 시장의 부진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예상됐던 금리 인하에 환호하기보다는 미국의 고용과 경기 상황 악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리 인하 압력 커져…물가 안정과 경기 부진 이유

연준의 ‘빅컷’ 이후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압력에 직면했다. 물가 안정과 경기 부진이 인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한은 피벗(통화정책전환)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인 물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114.54)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내수 부진과 민간 소비 회복 지연도 금리 인하 필요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리 인하, 집값과 가계부채가 최대 변수

문제는 금리 인하의 가장 큰 장애물인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가 자칫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금융 안정성을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8월들어 은행권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인 8조2000억 원 증가했으며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10월에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환율 등의 여건이 10월에도 좋지 않다면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11월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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