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직원·도크·업무량의 상관 관계는....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9.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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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상반기 목표가동시간 1632만MH, HD현중 1358만·삼성重 1239만
상반기 조선 빅3 업무강도 및 직원수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올해 들어 4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한화오션이 최근 선진 안전 문화 구축을 위해 3년간 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회사 측의 조치에 대해 노조 등 일각에서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무리한 작업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순한 예산 투입이나 회사 측의 시스템적 보완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조선 빅3로 불리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상반기 작업량을 분석해 본 결과, 한화오션의 목표치가 다른 두 개사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의 직원 수와 선박건조를 위한 도크 수가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량을 요구하는 바람에 그것이 결과적으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 상반기 당기 실제가동시간(투입노동량)은 1644만4259MH(맨아워, Man-Hour)에 이른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 조선부문은 1507만1000MH, 삼성중공업 1394만6000 MH로 한화오션이 크게 앞선다.

1 MH는 작업자가 휴식없이 한 시간 동안 수행하는 작업량을 말한다. MH, MD(Man Day), MW(Man Week), MM(Man Month) 등 작업량을 산출하는 방식을 공수 산정이라 한다.

상반기에 목표로 했던 노동량은 HD현대중공업이 1819만MH, 한화오션이 1632만9447MH, 삼성중공업이 1247만5000MH 등이었다. 할당 업무량에 비해 한화오션의 생산역량이 열악한 것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직채용 직원수와 선박건조를 위한 도크 수 모두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적다.

상반기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 직원수는 1만1125명, 삼성중공업 조선부문은 9575명인데 비해 한화오션 8993명으로 가장적었다. 다만 하청업체 직원의 작업비중이 높은 조선업계 특성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선박건조를 위한 도크 수도 한화오션이 3사 가운데 가장 적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이 도크 11개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은 7개, 한화오션은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유재원 법무법인 메이데이 대표변호사는 “목표가동시간과 직원수를 비교했을 때 한화오션의 1인당 업무강도가 더욱 높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화오션 노조에서도 사측의 과도한 업무량 요구에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진호 한화오션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지난해 5월 한화가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새로 출범한 이후 도크 배치가 기존 6주에서 5주로 줄어들었다”면서 “기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하는데, 기존 인원대로 작업을 서두르다보니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이어 “최근 하청업체 근로자 추락사고의 경우도 해양 크레인 스케줄 때문에 사건 당일 마무리해야한다는 원청의 지시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크 배치 기간을 6주에서 5주로 단축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로, 공정을 정상화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특히 “생산 안정화를 위해 2023년에만 약 400명의 직원을 채용했으며, 2022년 말 대비 생산 인력이 약 60% 증가했다”면서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용접 협동 로봇, 가상 현실(VR)을 활용한 근로자 교육 및 외국인 근로자 작업 지원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기계화 및 자동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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