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 공개매수 무효” vs MBK·영풍 “거버넌스 훼손 우려 동의”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22일 KB증권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청약 결과, 최대 매수 목표로 정한 551만2500주의 99.6%에 해당하는 549만2083주가 청약에 응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목표 물량을 모두 달성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로 확보해 영풍정밀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지분은 35.45%에서 70.35%로 높아졌다. 반면 MBK·영풍 측 지분은 21.25%에 머물렀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혀왔다. 최 회장 측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MBK·영풍 측에 뺏기면 사실상 의결권 3.7%를 잃게 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서 MBK·영풍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함께 MBK 단독으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함께 진행했다. MBK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로 처음 2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한 차례 올렸다.
이에 이달 2일 최 회장 측이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MBK도 최 회장과 같은 수준으로 매수가를 추가로 상향 조정했고, 최 회장 측은 다시 최종 매수가로 3만5000원을 제시했다. 결국 MBK는 지난 14일 공개매수 마감 결과 목표 물량의 0.01% 수준인 830주 획득에 그쳐 청약에 실패했다.
한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이 공개 매수로 지분 5.43%를 확보한 것은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수사와 조사를 통해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그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풍과 MBK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주주분들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해주신 것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전횡으로 고려아연 거버넌스가 훼손됐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하락했다는 최대주주의 진심 어린 우려를 지지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