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 북한 인공기가 꽂힌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참전설이 다시 부각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인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 특파원’이 회색빛 언덕 위에 러시아와 북한의 국기가 나란히 꽂혀있는 사진을 게시하고 “북한 국기가 최근 해방된 츠쿠리노 인근 포크로우스크 전선의 광산 폐석 더미 위에 게양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투원들의 행동은 적에게 큰 혼란을 일으켰다”고 첨언했다.
츠쿠리노 인근 포크로우스크 전선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주의 전략적 요충지로, 현재 북한군이 파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포스트는 이달 초 도네츠크 전선에서 북한군 장교 6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국가정보원은 이달 18일 북한군 추정 인물이 도네츠크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포착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가 안보 및 국방위원회(NSDC)의 허위 정보 대응 센터장인 안드리 코발렌코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 “러시아는 지금 북한 관련 주제를 부각시키며 이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포 선전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1만2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다는 사실을 수십만명으로 왜곡해 허위 주장을 퍼뜨리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군의 파병 소식이 전해진 후,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려는 선전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RFA는 전했다.
코발렌코 센터장은 사진의 진위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깃발이 실제로 꽂혀있는지, 포토샵 처리됐는지, 그 깃발이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주둔에 대한 증거가 속속 공개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명확한 진위 확인을 피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발표에 대해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다”면서 “특별군사작전 수행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질문해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북한군 파병 문제를 계속 조사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 소통조정관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푸틴은 전장에 계속 군대를 보내려 하고 있고, 전장에서 약간의 성공이라도 거두려 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며칠 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는 푸틴의 절박감과 고립감이 커지고 있는 또 다른 증거”라며 “잠재적인 지상 작전에서의 보병 지원을 위해 (러시아는) 북한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