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반도체 업계가 고려아연의 반도체 제조용 황산 품질 유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국내 최대의 고순도 황산 생산업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국내 수요의 65%를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9일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 시, 반도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황산 품질의 미세변동으로도 공정 산포가 흔들리고 있을 정도”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초기와 후반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서 고순도 황산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로 지난해 기준 연간 총 140만t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했다. 양사 모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고려아연 내 경영권 분쟁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국내외 다른 업체로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고려아연의 주요 생산 제품인 아연, 연, 귀금속,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80여 개 고객사들이 한 목소리로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공급처 다양화가 현실이 될 경우, 핵심 수요처가 사라진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뿐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고객사 관계자는 “꾸준한 증설을 통한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공급, 협업, 품질 투자로 동반성장 및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고려아연측이 경영권 분쟁을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