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살포 취소… 파주 접경지 주민 ㆍ 특사경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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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북한이 미국 대선을 닷새 앞둔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규탄한 직후에 ICBM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군은 31일 오전 7시 10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면서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한미일 당국은 공동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경보정보는 실시간으로 한미일 3자간 긴밀하게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발사한 ICBM이 86분 정도 비행해 오전 8시 37분경 홋카이도 오쿠리지섬 서쪽 200km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화성-18형 시험 발사 당시 비행시간인 74분을 넘어 역대 최장 시간이다. 이에 일본은 이번 탄도미사일이 신형 미사일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지난해 12월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8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을 쏜지 43일 만이다.
이는 한미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한 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한 지 5시간 만에 이뤄져 파병 비판에 대한 불만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5일(현지시간) 실시될 예정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ICBM을 앞세워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의도에 대해 “현재 미국 대선이 임박해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판단한다”며 “현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이벤트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던 납북자가족모임의 계획이 31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과 접경지역 주민들의 저지에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경기도는 파주·연천·김포 등 접경지 3개 시·군을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설정했고,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과 기동대 800여명은 현장에서 살포 행위를 직접 단속하기 위해 대기했다. 또 파주 민통선 마을 주민들과 접경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등 100여명은 트랙터를 동원해 도로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