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바이든, 北 파병 대응 위해 우크라에 美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11.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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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MS 사용 허용… “北에 ‘더 파병 안된다’ 는 강력한 메시지 보내는 것”
CNN “공급량 제한적이어서 하룻밤 새 전세 변화는 어려워 … 도발적 결정”
미 육군 전술 유도탄 체계(ATACM·에이태킴스). /사진=AFP 통신,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기 위해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이 무기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초기에 사용될 것이라고 NYT에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두 달 전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제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방면으로 국경을 넘어 공격을 감행한 이후 러시아 영토에서 미국이 제공한 무기 사용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를 방어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은 사거리가 약 50마일(80km)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사거리가 약 190마일(300km)인 육군 전술 유도탄 체계(ATACM·에이태킴스)를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것은 그동안 불허해왔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전쟁의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정책 변화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북한군이 취약하며, 북한은 더 많은 군대를 파병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그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미국과 동맹국들의 허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155마일(약 250km)인 스톰 섀도우(Storm Shadow)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제한적으로 제공했지만, 미국이 에이태킴스 사용을 허가하기 전까진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 영토 타격을 꺼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 가운데 일부는 러시아 영토에 대해 에이태킴스를 사용할 경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이나 첩보기관으로 하여금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대해 치명적 무력으로 보복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경고한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 평가는 유럽의 시설을 겨냥한 방화 및 파괴 행위 강화, 미국 및 유럽 군사 기지에 대한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공격을 포함한 러시아의 여러 가능한 대응을 경고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분석 기사를 통해 이런 조치가 전세를 뒤집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먼저 우크라이나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에이태킴스의 공급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이미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에서 제조된 저렴한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내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정밀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상당히 도발적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은 평화를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는 판돈이 훨씬 더 커진 전쟁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미사일 약 120발, 드론 약 90기를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이었다”면서 “공습과 파편 낙하로 인해 이들 시설이 손상됐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피해를 입으며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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