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다음 수...사과냐, 제2의 계엄 선포냐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4.12.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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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통령 사과 예상했으나 이틀째 두문불출
김민석 의원 "두 번째 비상계엄 선포 100%" 전망
"국가 위기 상황, 경제 피해부터 수습해야"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2024년 12월 3일 11시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날 새벽 4시 27분 계엄해제를 선언한 뒤 모습을 일체 보이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관련 입장을 5일 밝힐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대통령실은 언론에 “오늘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없다”고 했다. 3일 기습 비상계엄 선포로 나라 전체를 혼란과 위기상황으로 몰고간 장본인이 정작 그후 두문불출하며 비상계엄 정국을 수습은커녕 이틀째 무책임한 잠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5일도 공식 일정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마약류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순연하고 '민주평통 유라시아지역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 한덕수 총리를 대참시키는 등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칩거에 들어간 것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달 5~7일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계엄 선포 이후 스웨덴 측은 방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 역시 무산됐다.

윤 대통령의 '은신'이 길어지자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다음 카드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틀 동안 장고하면서 일단 계엄 선포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그 후유증을 수습하는 출구전략을 마련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대통령의 '독단적' 기습 비상계엄 선포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화적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국민 불편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민의힘 의원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대국민 담화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명분없는 기습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7일 국회 본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직접 수습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5일) 대국민 담화는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사과를 의향이 있으면 신속하게 사과를 해야 그 정치적 효과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여전히 자신은 잘 못 한 것이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사과도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완강한 태도 때문에 대통령실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 사태 수습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높아지는 부정적 여론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사과할 낌새마저 보이지 않자 대통령실 참모들도 말을 아끼며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은거가 길어지면서 대통령이 딴 마음을 먹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 '비상계엄'을 선포할 가능성에 대해 "100%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장관직에 내정된 데 대해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계엄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예상이 적중한 후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이 또 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은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궁지에 몰린 비정상적인 대통령은 더 극악한 방법으로, '이번에는 성공시킨다'는 생각으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교체나 김건희 여사의 감옥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이번 계엄의 최대 동기로 작동했다"며 "이 정권이 우크라이나, 남북 관계 등 어떤 트랙을 가동해서라도 반드시 계엄의 명분을 잡을 거라고 나는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민석 의원은 김 전 장관이 물러난 데 대해서도 "일시적인 후퇴로, 다른 장관을 통해서라도 계엄을 진행할 수 있다"며 "12·12 때를 돌이켜봐도 마지막에는 마치 쿠데타를 포기할 것처럼 보이는 속임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대통령은 미쳤다. 끌어내리지 않는 한 우리는 방어권이 없다"며 "대통령에게 여전히 계엄이라는 흉기가, 술에 취한 운전자의 손에 탱크처럼 쥐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반드시 온 국민을 또 한 번 속이고, 온 국민의 놀라움을 뚫고 다른 방식으로의 계엄 경로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민주당이 7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지만 국민의힘이 단체 '보이콧'을 하면 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를 위시해 똘똘 뭉쳐 탄핵 반대를 고집할 경우 국회에서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장외집회를 통해 촛불의 동력으로 윤 대통령 하야, 퇴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윤 대통령이 완강하게 버틸 경우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 등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비상계엄 후폭풍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가 민의에 부딪혀 실패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가 위기 상황부터 최우선으로 수습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또 다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급발진'뿐이라는 점에서 국가 위기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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