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빛이 숨을 쉴 때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12.10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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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누빈 마당발 화가 홍일화의 첫 장편소설
에코 판타지 통해 글ㆍ그림 동시에 담아내
사춘기 딸이 소설의 원동력...부녀의 공감
소설 ‘빛이 숨을 쉴 때’. /사진=이니티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인간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걸 잊어버렸어. 자신들이 어디서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말이야. 그런데 그 기억을 어떻게 되살리지?”

화가 홍일화의 첫 장편소설 ‘빛이 숨을 쉴 때’가 출판사 이니티오에서 출간돼 화제다.

20년 가까이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해온 홍일화 작가. 그는 최근 4~5년간 제주도의 곶자왈을 비롯해 국내외 숲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나무와 숲, 자연에 관련된 다양한 그림과 함께 글을 써왔다.

회화 작품들과 함께 펼쳐지는 장편소설 ‘빛이 숨을 쉴 때’가 그 결과물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개발 과정에서 나무들이 베이고 숲이 훼손되는 현실을 나무와 식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겪는 고통이 계속되자 나무들이 인간과 대적하게 되고, 대지의 기운으로 태어난 섬의 아이 ‘가야’가 나무들과 함께 한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요정들과 대지의 신들이 등장하며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 등장하는 요정들과 신들의 활약은 독자들을 역동적인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빛의 소녀 가야가 세미소숲의 팽나무와 친구 에스텔, 그리고 요정들과 신들을 만나며 자신을 알아가는 성장 소설이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에코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작은 빛으로 태어나 모든 식물과 동물의 친구가 된 가야를 통해 아파하는 나무들의 상처를 보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소망한다.

자신들이 어디서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잊어가고 있는 인간들에게 그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작가는 제주도와 경기도 파주, 강원도 고성에서의 작가 레지던스를 통해 우리의 숲과 산을 체험하고 프랑스와 독일, 룩셈부르크의 숲도 거닐며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작품으로 품어냈다.

그렇게 탄생한 에코 판타지 소설 ‘빛이 숨을 쉴 때’는 글과 그림으로 함께 느끼는 특이한 작품이다.

표지를 포함해 모두 24점의 회화 작품이 이야기와 함께 신비스런 환상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책의 말미에 작품 리스트를 따로 정리해 시각적 공감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사춘기를 맞았던 작가의 딸이 이 소설의 원동력이었다고 작가는 전한다. 코로나 시기 프랑스 학교에서 겪은 정체성 위기 속에 소통을 단절하려 했던 딸을 ‘자기만의 세계’에서 끌어내는 과정이 소설과 그림이었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펼쳐지는 상상력의 대부분이 딸과의 대화 속에서 나왔고, 그러면서 부녀는 자연스럽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소설과 함께 하는 회화 작품들 외에 딸을 모델로 한 그림을 작품 리스트 뒤 25번째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작가의 배려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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