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가 ‘레고랜드 사태’ 당시 불거진 채권 돌려막기 의혹과 관련해 주요 증권사 8곳을 대상으로 16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 iM증권, 다올증권 등이 포함됐다. 이들 증권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상품의 만기 시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고객 계좌에 보유한 기업어음(CP)을 고가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강원중도개발공사(레고랜드 개발사)의 기업회생 절차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발표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신용위기가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증권사들의 운용 관행이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당시 증권사들이 판매한 랩어카운트와 신탁 상품은 채권 가격 급락에 따라 수익률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고객 손실이 현실화될 위기에 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고객 자산을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랩·신탁 상품의 수익률 관리 과정에서 채권 매입을 통해 수익률을 맞추는 관행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가격 급락과 자본시장 경색이 겹치며 이러한 관행이 위법적 요소로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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