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향후 4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손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동 발표 석상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투자로 인공지능(AI) 및 관련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이 자금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러한 소프트뱅크의 투자 약속이 미국의 미래에 대한 ‘기념비적인 자신감(monumental confidence)’의 증거라면서, 손 회장에게 “2000억 달러를 투자하라”고 장난스럽게 언급했다. 이에 손 회장은 웃으며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손 회장을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발표는 손 회장이 2016년 12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500억달러를 지출하고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을 때 했던 비슷한 약속(similar pledge)을 되풀이한 것으로, 결국 그 돈이 쓰였지만 일자리가 창출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로이터는 소프트뱅크가 이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발표된 소프트뱅크 그룹의 실적 보고서에 실린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현재 약 270억달러의 현금이 있고, 이 회사의 비전펀드 2에도 30억달러의 자금이 남아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그 자본금은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일본 투자 컨설팅 업체인 어시메트릭 어드바이저의 아미르 안바르자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손 회장이)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가 문제인데, 이미 환상적인 기업을 쫓는 많은 자금이 있어 AI의 ‘낮게 매달린 열매(최소한의 노력으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보상)’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커크 부드리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애널리스트도 “(소프트뱅크의) AI 투자 계획이 실질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주로 기존 약속(existing commitments)을 기반으로 약속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모든 기업에 패스트트랙 허가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