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금리 하락기에 이례적인 현상으로 가계 대출 억제 정책과 은행들의 수익 극대화 전략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11월 기준 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00∼1.2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수치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1.27%포인트로 가장 컸고, 하나은행(1.19%포인트), 우리은행(1.02%포인트), 신한은행(1.00%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모두 1%를 넘긴 것은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11월 신규 대출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의 가중평균 예대금리차(1.41%포인트)는 2023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기에는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은행들은 8월부터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올리는 동시에, 예·적금 금리는 지속적으로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7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인하했고, 신한은행(23일), 하나은행(20일), 우리은행(12일)도 최대 0.4%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췄다. KB국민은행 역시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0.05∼0.20%포인트 인하하며 수신금리를 조정했다.
결국, 예대금리차가 8월 이후 넉 달 연속 확대된 셈이다.
내년 초에는 예대금리차가 다소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연말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줄어들고,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 금리 환경 변화가 은행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