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AI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 두고 대중 강경파에 공개 반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1.1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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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익 해치는 극단적 과도한 규제” vs “중국 막을 한 세대에 한 번뿐인 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_AP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P통신,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빅테크 업계가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대중 정책을 둘러싸고 국가안보 매파(national-security hawks)와 빅테크 사이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터져 나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오라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의 리더십 위협을 들며 수출통제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전 세계 국가들을 우방국, 적대국, 중간국의 3개 등급으로 분류해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AI 반도체를 한국, 일본, 대만, 영국 등 소수 우방국에만 제한 없이 판매하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적대국에는 중국, 러시아, 마카오 및 미국이 무기 금수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20여 개국이 해당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및 중동과 같은 지역의 데이터 센터를 활용해 AI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는 허점을 막는 것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0월 AI 반도체와 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도구 일부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이후 여러 차례 제한 조치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 정부의 1차 수출 통제가 있은 지 불과 몇 주 후에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가 필요 없도록 개조된 새로운 칩을 출시했다. 미국은 1년 후 규제를 강화했고, 엔비디아는 수출 금지를 다시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소식통들은 WSJ에 이러한 엔비디아의 움직임이 미국 관리들의 분노를 샀다고 했다. 지나 러먼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2023년 12월 “우리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함께 일해야 한다(We have to be eyes wide open about the threat from China and work together)”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아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규칙 초안이 워싱턴에서 회람됐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WSJ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이 규정이 빠르면 10일(현지시간)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켄 글루크 오라클 부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계획은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보다는 극단적인 과도한 규제를 달성하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위원회는 “중국의 야망을 막을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뿐인 순간(once-in-a-generation moment)’”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수출 통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첫 임기 동안 중국 통신장비 선두 주자인 화웨이와 다른 중국 민간 기술 기업들이 미국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 바 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 측의 인사 다수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이라면서 새 규제를 막으려는 기술 기업들의 싸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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