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70년 독점 체제 붕괴…주식시장에 새 경쟁 체제 도입
주식거래 시간 연장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 '오전 8시~오후 8시'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3월 4일 공식 출범한다. 이로써 한국거래소(KRX)의 70년 독점 체제가 깨지고 국내 주식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된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주식 거래 시간이 확대되고 새로운 호가 방식과 낮은 수수료 혜택 등 변화가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래 시간 12시간으로 확대...출근길·퇴근 후에도 주식 거래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가장 큰 변화는 거래 시간이 대폭 확대된다는 점이다. 기존 한국거래소의 주식거래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 30분(6시간 30분)에 불과했으나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오후 8시(12시간)까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 시간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으로 구성된다. 다만, 한국거래소 시장 개장 전 10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에는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미국 증시 변동성을 반영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주식 투자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호가 방식 도입…더 정교한 투자 전략 가능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새로운 유형의 호가도 도입된다. 기존 한국거래소에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만 제공했지만, 이번에 △중간가호가(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자동 조정) △스톱지정가호가(특정 가격 도달 시 지정가 호가로 전환) 두 가지가 추가된다.
이같은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더 세밀한 매매 전략을 설계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보다 낮은 수수료...단기 투자자에게 유리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특히 출범 후 4월30일까지 ‘거래 수수료 제로(0%)’ 정책을 시행해 투자자 유입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 매매를 자주 하는 투자자(단타족)들은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넥스트레이드가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반면 대형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 제도가 운영되는 한국거래소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자동 주문 시스템(SOR) 도입…투자자에 최적 조건 제공
투자자들은 별도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설치하지 않아도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의 자동주문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 System)이 주문 시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자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해 주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가 원할 경우 직접 거래소를 지정해 주문을 넣을 수도 있다.
공매도·시장 감시 등 규제는 한국거래소와 동일 적용
넥스트레이드의 주식대금 청산·결제는 기존과 동일하게 한국거래소가 수행하며 시장 감시 업무도 한국거래소가 맡아 투자자 보호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공매도는 프리마켓·애프터마켓에서 금지되며 기업의 주요 공시가 애프터마켓 시간대에 나올 경우 해당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를 통한 거래를 원한다면 본인이 이용하는 증권사가 대체거래소에 참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15개 증권사가 전체 시장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프리마켓·애프터마켓부터 우선 참여하는 곳은 13개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국내 주식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거래 시간 확대, 낮은 수수료, 새로운 호가 방식 등은 투자 전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