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반 이재명 연합전선' 뜬다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4.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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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한동훈 유승민 '친윤' '친한' 계파 떠나 '이재명 집권 저지' 올인 가능성
김문수, "나라만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주자와도 연대할 수 있다" 적극적 의지 알려져
한동훈, 배신자 프레임 벗겨내기 위해 김문수와 연대 추진...막판 단일화 기대중
왼쪽부터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 이재명 연합전선' 조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 이재명 연합전선' 조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20여명의 주자가 난립하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판도는 말 그대로 안갯속이다. 당내 지분율 1위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당해 권좌에서 쫓겨난 후 국민의힘 권력 구도는 급변하고 있다. 

아직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완전히 소멸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지난 2023년 제3차 전당대회 때처럼 김기현 후보를 '윤심'이 대표로 밀어올린 것과 같은 노골적인 당무개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 상황은 권력에 대한 파산 선고와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과 같고 '오너' 윤 전 대통령은 '회사 경영'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국민의힘의 대권주자들은 무주공산에서 홀로 나부끼는 '오너 깃발'을 빼앗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전망이다. 

아직 대선 후보 경선 윤곽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지만 초반 레이스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 하나가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반 이재명 연합전선'이다. 이 연합의 핵심은 국민의힘을 그동안 양분했던 친윤계와 친한파의 대립 구도가 아닌 '반 이재명'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면 이번 대선 후보 경선이 '친윤계'와 '친한파' 또는 제 3의 후보 간 대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선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보니 국민의힘 후보들도 친윤이냐 반윤이냐는 이분법적인 대립 구도가 별 의미가 없어졌다. 

이재명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정당해산청구까지 제기될 가능성이 있을 만큼 국민의힘은 풍비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 안팎에 '산재'해있는 모든 전력과 후보들을 한 곳으로 모아 '반 이재명 연합전선'을 구축해 전면전을 벌여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에서 지금까지 노정돼 온 친윤계와 친한계 등의 계파싸움과 갈등도 '반 이재명 전선' 앞에서 새롭게 재편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미 각 대선 주자들은 물밑에서 활발하게 '합종연횡'이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반 이재명 연합전선'의 주축이 누가 될 것인지, 그 깃발을 누가 가장 먼저 들어올리는지에 따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구도는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의 경우 이재명 집권을 막기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래서 계파나 정체성 등이 전혀 다른 후보라고 하더라도 경선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연대와 '단일화'를 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김문수 전 장관의 연대 대상에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이준석 의원까지도 포함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문수 전 장관측에서 이미 유승민 전 의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김 전 장관이 '오로지 나라를 살릴 수만 있다면'의 생각으로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한다면 '배신자' 주홍글씨가 찍힌 한동훈 전 대표와도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이재명' 한 사람을 잡기 위해 국민의힘의 모든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 용광로에 끌어 넣어 완전히 화학적으로 융합된 새로운 대선후보를 내보자는 것이다. 그래야 이재명 전 대표의 집권도 막고 국민의힘도 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직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의 시점에서도 '반 이재명 연합전선'은 매력적인 카드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전 대표를 지지하는 '계파 의원'은 18~2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도층의 지지 여부에 따라 지지 의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한 전 대표측은 전략적으로 김문수 전 장관과 '반 이재명 전선'을 매개로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선 후보 경선 국면에서 김문수-한동훈 연대를 적극 성사시켜 김문수의 노쇄한 이미지를 한동훈이, 한동훈의 배신자 프레임을 김문수가 상쇄시켜주면 양측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막판에 두 사람 중 한명으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그 파괴력으로 대선 후보까지 꿰찰 수 있다는 생각을 한동훈 전 대표측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정리해보면 향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은 '반 이재명 연합전선'으로 아젠다 세팅이 이뤄지고 다양한 합종연횡 도식이 생길 수 있다. '김문수-한동훈' '김문수-유승민' 조합이나 아니면 '김문수-한동훈-유승민'이라는 보다 큰 조합과 연대로 '반 이재명 전선'의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려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의 초반 관전 포인트 중 흥미로운 이슈 하나가 생겼다. 각 대선 주자들이 '반 이재명 연합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누구와 손을 잡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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