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곳·웨이퍼 시장, 이유 있는 ‘증설경쟁’
  • SolarToday
  • 승인 2011.11.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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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희 기자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11월 대전 제2공장 준공식에 이어 올해 제3공장 증설을 위해 5,114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제3공장이 완료되면 웅진에너지의 단결정 잉곳은 현재 1GW 규모의 두 배 수준인 2GW, 단결정 웨이퍼는 현재의 세배 수준인 1.5GW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 웅진에너지는 이로써 전 세계 단결정 잉곳·웨이퍼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내비쳤다.

지난 5월에는 반도체와 LCD 부품소재 전문기업 SKC솔믹스가 본격적인 잉곳·웨이퍼 시장 진입의 포성을 울렸다. SKC솔믹스는 경기 평택 추팔산업단지에 준공된 1기 생산라인 완공을 위해 852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진행 중인 2기 라인까지 가동되면 전체 120MW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유지하면서 2013년까지 연간 총 500MW의 생산규모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오성엘에스티, 넥솔론 또한 공장 확장을 계획 또는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오성엘에스티는 지난 5월 태양광사업부를 아산공장에서 충주공장으로 증설 이전해 생산능력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으며, 넥솔론 또한 올해 6월 익산에 제3공장을 완공했다. 특히 넥솔론은 2008년 75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9년에는 2055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 2010년 4,513억을 달성했다.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넥솔론의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잉곳·웨이퍼 증설경쟁 왜?

노력하는 자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자들은 모두 노력한 자라는 말이 있다. 투자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가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고 바꿔 말해본다면 어떨까.

몇몇의 기업과 경영자들은 이러한 논리 때문에 잉곳·웨이퍼 기업들이 생산용량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투자가 없이는 성공은 커녕 오히려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곧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세계 잉곳·웨이퍼 시장 TOP 5 기업을 살펴보면 그 중 3곳이 중국기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9년 세계 14%를 점유했던 중국은 2010년 22%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도로 시장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대표 기업들의 생산능력 증설이다. 중국 웨이퍼 기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GCL은 2010년 한 해 동안 3.5GW였던 생산능력을 2011년 6.5GW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위 기업 LDK 역시 3GW였던 생산능력을 4GW로 증설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의 너나 할 것 없는 공격적인 투자와 용량 확대의 원인을 이러한 ‘중국시장’에서 찾는 시각이 있다. 태양광 분야, 특히 전방사업의 경우 승부는 세계무대에서 낼 수밖에 없을 텐데, 중국시장의 막대한 자금 투자와 용량 확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기업들의 설명이다. 지금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한국 시장 전체가 무너질 수 있고, 좋은 때를 기다리기에는 태양광 시장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잉곳·웨이퍼 시장은 기술적으로 진입이 쉽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기업간의 경쟁 역시 치열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친 후발주자들은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 이어져

몇몇의 대기업들은 수직계열화 완성에 따른 잉곳·웨이퍼 생산라인 구축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들 기업들이 수직계열화에 이토록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원가절감’에 있다. 태양광 전문가들은 태양광 소재쪽 생산라인이 구축되어 수직계열화 되어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약 30% 가까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미 저원가를 실현하고 있는 중국의 GCL이나 LDK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향후 수직계열화의 유무가 업계의 경쟁력을 구분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태양광시장, 특히 잉곳·웨이퍼 분야는 앞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유럽 지역에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구조가 슬슬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다변화 되면서, 동시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은 속속 백기를 들곤 한다. 실제로 불과 2~3년 전만해도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나가던 잉곳·웨이퍼 생산기업이 하루아침에 부도 소식을 알리거나, 경영난에 힘들어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잉곳·웨이퍼로의 시장 참여 및 생산능력 확대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만큼은 반길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하락이다. 우후죽순 잉곳·웨이퍼 생산 공장은 늘어나는데 수요에는 한계가 온다면 자연히 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가 개선을 통한 가격 경쟁력의 확보나 혹은 효율향상을 위한 신기술 개발을 꼽는다. 앞서 언급한 대기업들의 수직계열화의 완성 또한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들 기업은 또한 동시에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과 기술개발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웅진에너지가 적용하고 있는 웨이퍼링 기술이 눈에 띈다. 웅진에너지는 원가절감을 위해 슬러리와이어소(Slurry Wire Saw) 방식이 아닌 다이아몬드와이어소(Diamond Wire Saw) 방식을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웅진에너지는 생산성을 대폭 확대하는가 하면, 설계의 최적화를 통해 잉곳 1개를 성장시키는데 타사 대비 약 1,000~1,500kW의 전기를 절감시키는 데 성공했다. 냉각수 제조는 심야전기를 적극 활용해 전기료를 더욱 절감시키고 있으며, 잉곳 가공 과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1일 1,000톤 이상의 물 중 90% 이상을 재활용함으로써 원수 절감은 물론 폐수처리 비용도 동시에 절감하고 있다. 폐수 재처리과정에서 회수되는 실리콘 파우더 역시 수출을 함으로써 창의적인 방식의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넥솔론 역시 이 같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넥솔론은 원가 절감을 위해 여러 대체 서플라이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원재로인 폴리실리콘의 회수 및 재생, 슬러리 리사이클링, 얇은 웨이퍼 제조기술 및 공정개선 등 다방면에 걸쳐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 비온 뒤 맑을 것

전체적인 태양광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 또한 증설경쟁에 합류를 결정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물론 짧게 봤을 때는 다소 조정기를 거칠 수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업체 위주로 시장을 재편해 태양광시장의 토대를 건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에너지 전문 리서치기관은 발표자료를 통해 2011년 세계 태양광 시장의 성장률을 약 22%로 점쳤다. 시장 규모 역시 최소 17.9GW에서 최대 20.1%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관은 또한 2011년 잉곳·웨이퍼 생산 용량이 48GW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것이다.


내일을 향한 준비와 도약

물론 공급과잉 현상은 제품의 가격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자가 높은 질의 제품을 찾게 된다는 것이고, 그만큼 고효율 제품의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단결정 보다는 다결정 웨이퍼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모든 태양광 밸류체인이 그렇듯,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품질 향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내 산업 기반을 튼튼히 하고 지금의 이 같은 기업의 투자가 허투루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과 정부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태양광 기업인 모두가 입을 모으는 내용 중 하나다.

태양광 시장을 단순히 지금의 상황만으로 10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 있는 것이 태양광 시장 상황이라고 할 정도다. 지금 이 시간이 모두가 말 하는 것처럼 조정기라면, 지금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만이 더 큰 내일을 위한 준비과정이 될 것이다. 시장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뽑아냈으면, 이제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를 해 나가야 할 때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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