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맛 제품, 수출 전략과 맞닿아…亞 국가서 멜론 선호”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늦봄 더위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식품가에 여름 제철 과일인 ‘멜론’ 열풍이 불고 있다. 멜론을 앞세운 제품은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까지 먹거리 대부분을 아우를 정도다.
특히 농심이 바나나맛의 ‘바나나킥’ 출시 이후 47년만에 후속작으로 멜론맛을 낙점하며, 멜론은 여름 제철 과일로서는 그야말로 ‘핫’한 식재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22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전날부터 자사 스테디셀러인 바나나킥 후속작으로 '메론킥'을 선보이고 판매에 돌입했다. 멜론을 발음하기 쉽게 '메론'으로 표기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메론킥은 농심이 1978년 출시한 바나나킥에 이어 약 50년 만에 선보이는 ‘킥’ 시리즈 신제품이다. 국산 머스크메론과 우유를 조합해 메론 특유의 달콤한 맛을 메론킥으로 구현했다.
전작인 바나나킥과 마찬가지로 바삭하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독특한 식감을 살렸고, 고유의 휘어진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 킥시리즈 정체성을 유지했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킥 시리즈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바나나킥‧메론킥의 미국‧일본‧중국 시장 수출을 준비 중이다.
멜론맛을 앞세운 먹거리는 메론킥 등 과자뿐 아니라 최근 신제품으로 출시되는 음료, 유제품, 커피, 프로틴바 등 식품 대부분을 망라할 정도다.
코카콜라 역시 이달 초 ‘환타 멜론’을 선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환타 멜론은 350ml 캔과 600ml 페트 2종으로 출시됐고 현재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 중이다.
유제품 분야에서는 서울우유가 멜론을 선점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6일 멜론맛의 고급화를 표방하며 고급 품종인 '칸탈로프 멜론'을 사용한 멜론맛 우유를 출시했다.
신제품 ‘서울우유 멜론’은 머스크 멜론과 달리 주황색의 과육과 달콤한 향으로 유명한 칸탈로프 멜론의 과즙을 함유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색다른 맛의 가공유를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서울우유 멜론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도는 어린이 음료 브랜드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의 신제품 ‘뽀로로 톡 멜론맛’을 출시했다. 뽀로로 톡은 어린이를 위한 탄산음료로,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빙그레는 지난달 말 저당 아이스크램 브랜드 딥앤로우를 통해 ‘소프트멜론’ 맛을 내놨다. 빙그레는 소프트멜론 출시를 시작으로 딥앤로우의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로우스펙 아이스크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건강을 위한 프로틴바에도 멜론맛이 등장했다.
단백질 간편식 브랜드 랩노쉬는 지난달 단백질 함량은 높이고 당은 낮춘 '랩노쉬 저당 프로틴바'를 멜론맛과 초코맛 2종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여만에 누적 판매수 5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 빙그레 ‘메로나’가 불러온 멜론맛 식품 러시
수많은 멜론맛 제품들 가운데 식품 업계에서는 가장 성공한 제품 중 하나로 빙그레 ‘메로나’를 꼽는다. 일각에서는 메로나가 국내 멜론맛 식품의 출시 러시를 일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2년 쫀득한 식감과 진한 멜론맛으로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메로나는 해외로도 수출되며 빙그레의 효자 제품으로 우뚝 섰다.
심지어 메로나를 개발한 연구실장이 지난 2021년 별세했을 때 안타까워하는 언론 기사들이 쏟아지며 메로나가 세간에 회자되기도 했다.
이처럼 멜론맛 히트 상품의 대명사인 메로나는 협업 상품으로도 재탄생했다.
2023년 여름 한정으로 SPC던킨이 빙그레와 협업해 메로나맛 도넛을 내놨고, 주류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2021년 8월 ‘메로나에이슬’이라는 멜론맛 소주를 출시하며 화제가 됐다.
아울러 빙그레는 대표 유제품인 ‘바나나맛 우유’의 후속작으로 ‘멜론맛 우유’를 2014년 선보였다. 메론맛 우유는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 우유의 40년만에 선보인 야심찬 후속작이었다.
이 제품은 판매부진으로 2018년 단종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2023년 2월 ‘메로나맛 우유’로 재탄생해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멜론이 핫한 식재료로 각광받는 이유는 다양한 연령대에 어필할 수 있고, 무엇보다 많은 식품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 업계 한 관계자는 “멜론맛은 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주류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특성은 식품 업체들이 멜론맛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용이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멜론맛 제품 개발은 식품 업체들의 해외 수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며 “일본,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아시아 국가에서 멜론은 매우 선호하는 과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