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EV‧하이브리드도 아닌 내연車로 ‘진검승부’…현대차, ‘SUV 끝판왕’ 팰리세이드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4.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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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하고 세련된 외관에 압도…수입 픽업트럭 연상돼”
현대차, 팰리세이드 LX3에 애정‧기대 가감없이 드러내
고객 호응 커…출시 3주 만에 사전계약 4만5000대 기록
27일 ‘SUV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팰리세이드 2세대 모델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부터 경기도 여주의 한 커피숍까지 왕복 약 180km를 시승해봤다./사진=서영길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승차하는 순간 묵직함과 웅장함이 피부로 와닿는다. 굳이 6년전 첫 출시된 팰리세이드 1세대(LX2)와 비교한다면 아예 다른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듯 싶다. 흡사 수입 픽업트럭이 연상될 정도로 육중한 외관이 돋보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신차 모델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특이하게도 올해 선보이는 첫 신차로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LX3‧팰리세이드 2세대)’ 가솔린 모델을 낙점했다.

27일 ‘SUV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팰리세이드 2세대 모델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부터 경기도 여주의 한 커피숍까지 왕복 약 180km를 시승해봤다.

시승 차량은 현대차가 올해 1월 새로 선보인 팰리세이드 완전 변경 모델이었다. 2018년 팰리세이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지 6년여 만에 출시된 내연기관차로는 핫 신상 차량이었다.

상세 옵션을 보면 팰리세이드 LX3(4WD) 가솔린 2.5 터보 캘리그래피 7인승 모델로 최상위 트림이었다. 빌트인캠2+2열, 다이내믹 바디케어 시트, 듀얼 와이드 선루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이 장착된 풀옵션 모델로 차량가는 6404만원이다.

시승에 앞서 5m가 넘는 전장과 1.8m 이상의 전고에 압도됐다. 반면 웅장하고 단단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편안하고 안락했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트림 전면부. 차량 전면을 가로지르는 긴 LED 주간주행등(DRL)이 인상적이다./사진=서영길 기자

◆ 팰리세이드 2세대 내‧외관, 제 점수는요…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트림의 외관 중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다름아닌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다. 이 램프는 차량 전면을 가로지르는 긴 LED 주간주행등(DRL)으로 현대차의 최신 시그니처 램프 디자인을 충실히 반영했다.

차량 후면 역시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돼 차량 외관 전면부와 후면부에 전체적인 통일감을 염두에 뒀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졌다.

특히 후면 유리에는 룸미러와 블랙박스용 두 개의 카메라가 유리 안에 매립돼 있는데다, 와이퍼도 후면 유리 위쪽에 붙어 있어 차량 뒷태가 어수선하지 않고 깔끔했다.

아울러 21인치 블랙 리퀴드 휠도 눈에 띄었다. 차체가 큰 만큼 21인치 바퀴를 장착해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대형 SUV 이미지를 완성했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내부 모습./사진=서영길 기자

실내의 경우 ‘스웨이드’로 마감됐다는 점이 매우 독특했다. 차량 실내를 따뜻하고 안락하게 해주는 효과는 탁월해 보였지만 쉽게 얼룩이 묻거나 때가 잘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리빙 스페이스’ 디자인을 내세운 팰리세이드인만큼 차량 곳곳에 충분한 수납 공간이 숨어있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의 센터 콘솔은 고급 차량에 적용되는 자동 방식의 양문형 콘솔이 적용됐다. 센터 콘솔에는 컵홀더, 스마트폰 무선 차저, C형 충전 단자 등도 탑재돼 편의성을 더했다. 또 콘솔 아랫부분에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최적의 수납 조건을 갖췄다.

압권은 보스 프리미엄 스피커가 기본 적용됐다는 점이다. 모두 14개의 스피커와 외장 앰프가 포함됐고, 보스만의 특허기술인 센터포인트 음향 기술이 탑재됐다.

전면에 자리 잡은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조작해 차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웅장한 사운드를 제공했다. 터치로 조작하는 디스플레이외에 물리 버튼도 상단에 탑재돼 있어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에도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사진=서영길 기자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보스 프리미엄 스피커가 기본 적용됐다./사진=서영길 기자

또 ‘패밀리카’를 표방한 팰리세이드답게 탑승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이 두루 탑재됐고 이를 버튼 하나로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과 보조석뿐 아니라 2열과 3열 시트도 각 좌석에서 개별 버튼으로 쉽게 조절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2열까지 개별 시트로 장착돼 충분한 레그룸 및 주면 공간을 확보한데다 편리 기능도 각 시트별로 조작할 수 있어 패밀리카를 내세운 현대차의 자부심이 그대로 묻어났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2열 양쪽 좌석에 아이소픽스가 모두 설치돼 카시트 장착도 얼마든지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넉넉한 적재 공간도 장점이다. 트렁크와 트렁크 밑에 위치한 벙커, 3열을 눕혔을 때 트렁크로서 충분한 수납 공간이 확보됐다. 특히 3열은 1석과 2석을 필요에 따라 구분해 전자동으로 눕히고 세울 수 있어 편리했다.

 

터치로 조작하는 디스플레이외에 물리 버튼도 상단에 탑재돼 있어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에도 더없이 만족스러웠다../사진=서영길 기자

◆ 가솔린 차량 특유의 엔진 가속음…“운전할맛 나”

팰리세이드 2세대는 육중한 차체와 달리 부드러운 주행감이 탁월했다. 현대차 특유의 가벼운 핸들링이 느껴졌지만 차량 자체는 묵직해 대형 SUV의 정수를 보여줬다.

승차감 개선을 위해 현대차는 SUV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해당 기능은 차량 내에 각종 센서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주행 상황과 노면 정보를 판단, 차량 움직임을 예측·제어한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행 중 시속 110km 구간을 지나며 계기판 시속 120km 가량이 넘자 에르고 모션 시트가 작동해 몸을 잡아줘 안정감을 줬다. 또 전기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솔린 차량만의 엔진 가속음, 주행감을 느끼게 해주면서도 진동이나 풍절음 등은 크지 않아 ‘운전할 맛’을 한껏 들게 했다.

다만 육중한 팰리세이드의 차체가 타는 사람은 좋지만 주차시 타인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점인 여주시의 주차장에서도, 기자의 집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주차면을 거의 차지하며 ‘문콕’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겠다는 우려를 지우지는 못했다.

 

가죽 시트에 캘리그래피가 각인돼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 현대차, 올해 첫 발표한 신모델에 내연車 팰리세이드 LX3 낙점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LX3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신차 출시때부터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단적인 예로 팰리세이드 LX3 신차 발표회에 현대차 노사 대표가 공동으로 참석한 것이다. 신차 행사에 노사 대표가 함께 참석한 것은 역대 첫 사례로, 당시 완성차 업계에서도 이같은 신차 발표를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말 임직원 특별 담화문을 통해 “당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팰리세이드 LX3 등 예정된 신차를 완벽한 품질로 적기에 양산해 고객과 약속을 지켜 나가자”고도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현대차의 애정에 소비자들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팰리세이드 LX3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3만3000대 이상의 주문이 몰리는 등 출시 3주 만에 사전계약 약 4만500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주도하는 최근 차량 판매 흐름에 내연기관차로서는 이례적으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2열까지 개별 시트로 장착돼 충분한 레그룸 및 주면 공간을 확보한데다 편리 기능도 각 시트별로 조작할 수 있어 패밀리카를 내세운 현대차의 자부심이 그대로 묻어났다./사진=서영길 기자
전자동으로 조작되는 3열을 접으면 충분한 트렁크 공간이 만들어진다./사진=서영길 기자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측면부./사진=서영길 기자
전면부 LED 주간주행등(DRL)./사진=서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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