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희 기자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개발, 생산라인 증설, 제품 수주 등 어느 기업보다 동분서주 활동하고 있는데, 에스에너지의 이 같은 성공 노하우 및 원동력은 무엇인가? 에스에너지의 태양광 업력이 어느덧 20여년이 넘었다. 우리는 그동안 누구보다 눈부신 성과를 이뤄왔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언론에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못했던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에스에너지는 차츰 내실을 쌓으며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수순에 돌입했다.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사업을 크게, 보다 잘 할 수 있다는 판단과 확신으로 설비투자에서도 일괄적인 턴키(Turn-key) 형식의 생산라인 도입에서 벗어나 각 라인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에서의 설비를 직접 들여와 자체 설계해 최적화 효율과 최고의 비용절감을 이뤄냈다. 이와 같은 경험적 데이터에 근거한 원가절감 대책과 사업 확대의 적시성이 우리를 보다 크고 강하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에스에너지만의 기술력으로 새롭게 출시한 모듈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기술력인가? 모듈 제작에 있어 관건은 얼마나 많은 양의 햇빛을 셀에 흡수시켜 효율 손실을 낮추느냐이다. 이를 위해서는 빛이 들어오지 못하는 공간을 줄이고 어떻게든 더 많은 양의 햇빛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셀과 셀 사이를 넓힘으로써 모듈 효율을 극대화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PC8, 9 형태로 출시되는 에스에너지의 모듈이 신제품 뉴 디자인(New Design) 모듈에 해당된다. 기존의 모듈에서는 많은 양의 빛이 셀에 흡수되지 못하고 사라져 그만큼 효율의 한계를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의 신제품 모듈은 셀과 셀 사이의 간격을 넓히고 그 아래에 반사물질을 더함으로써 햇빛이 셀에 더 집중될 수 있도록 했다. 외관만 놓고 봤을 때는 셀과 셀 사이의 간격이 햇빛을 받지 못하는 공간처럼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사실 이것이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었다. 이 공간에 닿는 태양빛은 반사물질에 반응해 역굴절되어 셀에 집중된다. 이로써 우리는 기존 모듈에 비해 출력값을 4.8% 개선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국내 테스트 결과 얻어진 수치이며, 현재 TUV의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제품은 생산 공정의 최적화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와, 공정의 단순화를 통한 생산 시간 단축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은 여러 기관의 인증을 거쳐 올해 말에 출시된다. 보다 향상된 성능의 모듈을 더욱 저렴하게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에스에너지는 해외에서의 활동이 더욱 눈에 띈다. 어떤 사업을 펼치고 있나? 우리회사 매출의 90%는 해외 수출로 잡히고 있다. 2008년부터 본격화 된 해외수출은 지금까지 변함없는 고객사와의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의 대부분은 최종소비자가 아닌 유통업자(Distributor)들에게 수출되며, 에스에너지뿐만 아닌 각 사의 제품을 라인-업(Line-up)으로 구축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제품이 세계 각국에서 주택용 발전시설로 사용되는지, 발전소용 시설로 사용되는지는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올 한해 출범한 에스에너지의 해외법인(독일, 미국)을 통해 해외 최종 소비자층과 연결되는 판로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시스템사업과 연계해 보다 크고 넓은 범위의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에스에너지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품질 경쟁력을 꼽는다. 태양광 모듈은 통상 25년 내외의 품질보증을 가져야 하는데, 대부분의 제품은 실제 설치환경이 아닌 실험실 테스트만을 통과한 제품이 다수이다. 그러나 에스에너지의 제품은 타사의 제품과 달리 실제 설치환경에서 20년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제품이 상당하다. 이는 실제 설치환경에서 제품의 성능을 발휘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이며, 향후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책임지는 회사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중국산 저가 모듈이 시장에 넘쳐나는 요즘, 고객에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어떤 제품인가를 알려주는 사례를 만들도록 하겠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모듈 재고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산 저가 모듈을 꼽는다. 앞으로의 모듈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태양광 모듈은 초기 진출비용이 낮아 다수의 업체, 특히 정부의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모듈사업은 초기 낮은 진출비용에 비해 품질보증을 해야 하는 기간이 20년이 넘는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고도의 전문화 사업이다. 지금 당장 값싼 중국산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는 1~2년 뒤, 길게는 5년 이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곧 도래할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산업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값싸고 좋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시장의 크기와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우리는 2013년 정도면 그리드 패리티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3년 이후, 같은 질문으로 꼭 한 번 인터뷰를 하고 싶다.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시장의 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부의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과 같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변모시키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보급사업의 신청 방법을 편리하게 개선하고, 더불어 기업 입장에서는 보조금과 자부담 부분과 같은 입금까지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는 기업에서 다수 개인들의 미수금 부분까지 신경써야 하는 실정이다.
에스에너지는 R&D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R&D 계획은 어떠한가? 다행스럽게도 에스에너지의 R&D 항목의 다수가 정부기관에서 수행하는 과제에 선정되어 있어 상당수가 과제비 형태로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사막화모듈 국책과제 선정과 같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개발부분이 국비로 지원을 받고 있어 많은 R&D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당분간은 빠른 시일 내에 상품화 할 수 있는 실증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며, 정부기관 과제 신청을 통해 회사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올 한해 에스에너지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더불어 2012년 사업 계획도 함께 소개 바란다. 2011년은 연초 유럽각국의 보조금 축소 및 철폐 발표에 따라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우리 회사도 실적과 같은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 올해는 활력 있는 사업을 영위하지 못했다. 2012년 또한 전환점을 줄 만한 뉴스거리는 외부로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는 해외사업에서의 시스템 판로개척, 해외법인을 통한 직접 판로 확대, 사막화 모듈 등의 신제품 출시, 설비 확장과 최적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의 방안을 통해 내실을 다져 2013년 그리드패리티 이후의 상황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추도록 할 것이다.
셀 및 모듈의 수요공급과 가격정책에 대한 입장과 향후 비전을 제시한다면? 지금의 셀과 모듈시장은 정상적인 시장경쟁에서 벗어난 형국을 띄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의 시장진입과 저가 공세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폴리실리콘 단가의 지나친 상승 또는 하락을 야기했고, 잉곳·웨이퍼 및 셀·모듈에 이르는 가격파괴 현상은 정상적인 제조업 국면과는 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러한 시장변화는 그간 무분별했던 업체의 난립을 정리하고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약육강식의 구도를 가시화시켜, 소비자들이 어떤 회사의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가의 지표가 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에스에너지는 태양광 산업의 최종산업군(Down Stream)이다. 단순 단가싸움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대응이 가능한 산업군이다. 앞으로 우리의 전략을 말하기보다 먼저 실천해 보일 것이다. 앞으로의 에스에너지의 발전과 변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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