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희 기자
단결정 태양전지는 결정성이 높고 물질 내 결함이 적어 비정질 태양전지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 그러나 실리콘 자체는 빛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태양광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실리콘 밴드의 두께가 수 백 ㎛ 이상으로 두꺼워야 하므로 비경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김선경 박사 연구팀은 단결정 실리콘으로 이루어진 나노선을 화학적 방법으로 대량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나노선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는 6~8.5%의 높은 발전 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이전 나노선 태양전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지금까지 나노선을 활용한 태양전지는 화학증기증착법(CVD : 기판 위에 촉매에 해당하는 금속 물질을 배열한 뒤, 고온의 튜브 내에 반도체 물질을 구성하는 기체를 주입하면 촉매 주위로 결정성을 가진 반도체 물질이 성장되는 방식)으로 나노선을 합성해 다양한 물질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결정성도 높고 매끄러운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은 난제 중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Q.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 개발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하게 되었나? 하버드대학교 찰스 리버 교수팀은 과거 2007년 비정질 실리콘에 가까운 나노크리스탈 기반의 실리콘 태양전지 개발을 보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의 태양전지는 물질 내 결함으로 인해 전기적 특성이 기존의 태양전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다. 이는 변환 효율 증가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기적 약점을 극복하고 획기적인 효율 증가를 이루고자 고품위의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을 성장시키고 이를 이용한 태양전지 개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이번에 개발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는 전기적인 특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광학적으로도 고유한 공진 모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박막 구조에 비해 흡수 효율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Q. 현재 국내외 나노선 태양전지 연구개발 현황은 어떠한가? 해외의 경우 하버드대학교의 찰스 리버 교수팀을 필두로 스탠포드 대학교의 이 추이(Yi Cui) 교수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의 해리 앳워터(Harry Atwater) 교수팀, 버클리대학교의 페이동 양(Peidong Yang) 연구팀 등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노선 태양전지 연구는 나노선의 성장 방향성에 따라 측면 성장과 수직 성장, 나노선 내부의 도핑 방식에 따라 방사형 도핑과 선형 도핑, 그리고 나노선의 성장 방식에 따라 기체 상태 성장과 액체 상태 성장으로 분류된다. 나노선 태양전지 개발을 선도하는 그룹들은 각 분류에 해당하는 기술 방식을 주요 주제로 다양한 성과를 일구어내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국내의 나노선 태양전지 연구 개발은 그렇게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는 못하다. 국내의 경우, 나노선 태양전지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CVD 방식을 통한 고품위의 실리콘 나노선을 성장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많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Q. CIGS, CdTe, a-Si, 염료감응, 유기태양전지 등 미래형 박막태양전지의 개발이 한창인데 이러한 가운데 나노선 태양전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노선 태양전지는 광학적으로 고유한 공진모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같은 두께의 박막 태양전지에 비해 높은 광 흡수 효율을 가진다. 게다가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재료비 절감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다. 또한 p형 전극과 n형 전극 사이가 가까워 태양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정공 쌍이 효율적으로 모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CVD 방식의 성장을 통해 재료의 성분, 물질 등을 자유롭게 치환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함께 나노선 각각이 개별적인 태양전지로써 동작하므로 이들을 어떻게 배열하고 연결하느냐에 따라 매우 높은 변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연구 결과 중, 두개의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를 수직으로 층으로 쌓았더니 한 개의 나노선 태양전지에 비해 변환 효율이 두 배로 높아지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박막 태양전지에 비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점이 많이 있지만, 다양한 나노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지속적인 효율 증가가 기대되는 미래지향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Q. 나노선 태양전지의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나? 바텀-업 방식을 통한 나노선 태양전지 제작 기술은 기존의 박막 기술에 비해 재료 대비 효율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용화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대략 두 개의 커다란 산을 넘어야 한다. 하나는 성장된 나노선을 태양전지가 제작될 기판 내에 전사할 때 정렬화하는 기술이며, 다른 하나는 성장된 나노선의 전기적 특성을 고르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두 기술 모두 근본적인 한계 및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향후 5년 내에는 대면적 나노선 태양전지 개발과 관련된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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