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 야 기자
태양광발전의 주 무대였던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차기시장으로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신규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본격적인 ‘아시아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태양광 시장은 2011년 4분기에 설치 완료된 2.8GW를 포함, 2011년 한 해 동안 6GW의 설치 시장 규모를 달성하며 기대를 넘어선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솔라버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적으로 2010년 대비 165%가 상승했고, 2012년에는 40% 가량 추가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와 태양광 모듈 가격하락으로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세계 태양광 기업들은 ‘위기 극복’과 ‘성장’의 탈출구로 아태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시장으로의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십분 활용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세계 태양광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벽을 넘는 것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011년에 시행된 발전차액 지원제도에 의해 재편된 중국의 태양광발전 시장은 2010년 중국 총 시장 규모인 482MW 대비 500% 이상 급격히 성장했으며, 2011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 수요의 48%를 차지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태양광 분야에서 중추적 시장으로 부상했다. 낮은 모듈 출고 가격 및 상대적으로 높은 프로젝트 설치 수익률이 중국의 태양광 설치 시장을 활성화 시킨 가운데 현재 중국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은 20GW 규모에 이르고 있으나 국내 기업의 진입은 미미한 실정이다.
그나마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한화솔라원, SKC, 다쓰테크 등 손으로 꼽을 정도인데, 이들은 중국에 현지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 세계 4위권 태양광 모듈 기업인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해 세계 1위의 태양광 기업 자리를 노리고 있는 한화솔라원은 자회사인 한화솔라에너지와 함께 중국 사막화 방지 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태양광발전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 협약은 중국 링우시 모우스 지역에 80kW급의 태양광 설비를 무상으로 건설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화솔라원이 태양광 모듈을 제공하고, 한화솔라에너지가 발전설비를 시공하는 형식이다.
2015년 글로벌 넘버원 필름 메이커로의 부상을 준비하고 있는 SKC는 중국 상해 인근 장쑤성 난통시에 PET 필름 합작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태양광 인버터 전문기업 다쓰테크도 2011년 중국 장쑤성 이싱지역에 300MW 규모의 생산력을 갖춘 다쓰테크 차이나를 설립해 거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계 태양광 기업들, 유럽 정체에 아태지역 시장 공략 나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초기 태양광 시장을 선점했던 일본은 2005년 보조금 폐지로 유럽에 뒤쳐지자 2009년 의무할당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조금제를 부활하고 고정가격제까지 도입했다. 특히 보조금제의 초점을 태양광 주택에 맞춤으로써 기업은 물론 가계도 태양광발전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2011년 일본 시장은 지난해 대비 30% 성장해 1.2GW에 이르렀으며, 2012년 40% 가량 추가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의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FIT 법안을 승인했으나 2012년의 지원 요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발전차액 지원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활발한 프로젝트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새로운 법안들이 태양광발전 설치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일본 태양광시장은 지난해 원전사고 이후 일본 정부의 원전을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략과 올해 7월부터 적용되는 FIT로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진작부터 일본 시장 진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50여년에 걸친 태양광 기술력과 가정용 태양광발전에 대한 지원제 등 해외 기업의 진입을 막는 걸림돌로 인식돼 왔으나 국내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일본 태양광 시장을 겨냥한 4kW급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로 일본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장에 진출한 현대중공업은 향후 태양광 모듈·인버터 등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서 보다 활발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한화솔라원도 지난해 일본 전기안전환경연구소(JET) 인증 획득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신성솔라에너지, 에스에너지 등이 일본 진출의 활로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에스에너지가 일본시장에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야마다전기에 초도물량으로 2MW의 태양광모듈을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의 일본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모듈과 인버터 등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일본의 태양광 패키지는 현재 1kW당 50만엔 수준으로 비교적 높아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에 야마다전기가 공급하는 가격은 기존제품 가격대비 20% 이상 낮춘 1kW당 39만엔 수준을 실현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에너지는 올해 일본시장에서 기존 주택시장 뿐 아니라 상업용 발전소 시장도 적극 공략해 연간 30MW 수준의 모듈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태양광 시장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진입장벽이 높아 해외업체가 진출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이런 이유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해외 업체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밝히면서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자력 비중을 줄이고 태양광 등에 대한 지원제도 확장 등 앞으로 산업용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일본에서의 ‘한류열풍’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유수 태양광 기업들의 시장선점 경쟁 후끈 달아올라
인도는 1년에 300일 이상이 햇빛이 있으며, 구자라트 주와 같이 건조한 불모지가 풍부한 지역이 다수 있어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한다. 또한 인도 농촌의 45%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에너지 잠재수요가 매우 높으며, 실제 농촌지역의 솔라파워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인도기업과 외국기업들이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태양광 산업은 아직은 태동기에 있지만, 일조량이 풍부하고 인도 정부의 청정에너지 사용 장려 및 보조금 정책으로 전망이 밝아 세계 유수 태양광 기업들의 시장선점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인도 정부가 2009년에 발표한 자와할랄 네루 내셔널 솔라 미션(Jawaharal Nehru National Solar Mission)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최종 단계인 2022년에는 연간 2만MW 전력생산, 2,000㎡에 달하는 면적의 태양에너지 설치, 시골지역에 2,000만개의 태양광 조명시스템 도입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도 정부는 태양전지 제조시설 건립 투자금의 최대 25%의 자본 보조금을 지급하는 특별 인센티브 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의 설치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만 125%나 급등했는데, 이미 승인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설치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셔널 솔라 미션 및 구자라트(Gujarat) 태양광 정책 하에 올 1분기 인도 시장은 600MW 이상의 전력 공급망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인도 시장은 내셔널 솔라 미션 및 주 단위로 새롭게 시행될 정책에 힘입어 1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도는 2022년까지 22GW 설치 목표를 세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인도 현지의 PV 생산 기술 등이 낙후돼 있어 LCD 패널 생산 등으로 패널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국내의 태양광발전 분야 기술의 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인도 정부의 태양광발전 목표 대비 실제 발전 용량이 많이 못 미치고 있어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인도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등도 기대해 볼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인도에 태양광 제조설비를 갖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새로 시장진입을 노리는 기업들도 많다. 솔라파워인도, 타타BP, 오리온솔라 등이 태양광산업을 신성장 사업분야로 정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R&D 투자를 크게 늘리고 저비용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점점 많은 기업들이 태양광산업에 뛰어듦에 따라 제조원가도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으로는 LG전자, KC코트렐 정도가 인도의 태양광시스템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0년 환경분야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인도법인을 설립한 KC코트렐이 가장 활발하게 인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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