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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패리티를 이루기 위한 원년
마찬가지로, 내년 PV 전시회는 어떤 모습일까? 시장의 회복이 기대된다면 당연히 부스 규모를 늘려야 할 것이고, 여전히 불황이 예상된다면 부스 참가비용도 아깝게 여겨질 것이다. 아는 업체들을 만나서 내년도 부스신청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답이 긍정 반, 부정 반이라는 것이다. 부스비용이 아까워서 내년에는 쉬어야겠다는 업체가 있는 반면, 오히려 규모를 더 늘리겠다는 업체도 있었다.
태양광시장을 크게 보았을 때, 2015년에는 연간 15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메모리반도체 산업규모의 2.5배 수준이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이 2012년부터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2013년 태양광시장은 확실히 2012년보다 좋을 것이며, 적어도 2015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단가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화력발전 단가가 동일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달성할 경우 태양광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정설인데, 올해는 이를 이루기 위한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유가가 그리드 패리티를 앞당길 것이다. 작년과 올해 태양광산업 구조조정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고, 여기서 살아남은 업체만이 향후 그리드 패리티 이후의 시기에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의 경쟁력
태양광시장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잉곳 및 웨이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웨이퍼 생산업체들의 평균가동률은 52% 정도에 그치고 있고, 본격적인 생산을 뜻하는 가동률 80%는 내년이나 되어서야 달성될 전망이다. 올해 규모의 경제와 원가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한계기업의 정리로 세계 Top 7 업체의 생산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 이들의 생산량은 올해 34%에서 2015년 68%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은 자연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슬러리 방식의 와이어쏘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의 검토를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장비자체의 장점 외에도 다결정 웨이퍼보다 효율이 높은 단결정 웨이퍼의 생산계획도 한몫하고 있다. 보통 다결정 웨이퍼 생산에는 슬러리 방식의 와이어쏘 장비가 사용되고 있고, 단결정 웨이퍼 생산에는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의 사용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의 장점으로는, 기존 슬러리 와이어쏘의 작업시간인 8시간을 3~4시간 정도로 단축할 수 있고, 수율이 약 5% 정도 개선되며, 자를 때 버려지는 실리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슬러리와 비교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매력적이다. 슬러리는 오일과 SiC 파우더의 혼합물인데, 작업 후 폐슬러리 처리에 많은 비용이 드는 반면, 다이아몬드 방식은 폐수처리가 까다롭지 않아서 러닝 코스트(Running Cost)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앞 다투어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태양전지용 웨이퍼 생산업체인 중국 GCL의 경우도 단결정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5% 정도이나 이 수치를 늘리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당사도 다이아몬드 장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올해 3사분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이 과도기 상태에 있는 올해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는 태양광 웨이퍼 시장에서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스스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용기 필요해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과연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가 향후 시장을 이끌어갈 대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선, 최종 사용자가 가장 중요시 하는 항목 중 하나인 러닝 코스트의 경우, 다이아몬드 와이어쏘의 확실한 우세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최근 슬러리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반면, 소모품인 다이아몬드 와이어의 가격이 슬러리의 하락률을 따라 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웨이퍼 생산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 정도이고, 이 중에서 다이아몬드 와이어의 재료비 비중은 14% 정도로 전체 재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점이 부담이다. 즉, 다이아몬드 와이어의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지 않는 한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장비의 사용이 유리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또한 GCL의 경우 다결정 웨이퍼의 생산량을 올해 8.9GW에서 2015년 14.4GW까지 늘릴 전망이어서, 여전히 다결정 웨이퍼 시장은 성장성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내년 전시회를 참가할지 혹은 부스를 늘릴지 말지 고민하는 업체들은 머리 속이 복잡할 것이다. 내년은 내년이고 당장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을 들을 때 모두들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응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을 해서 스스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 재 홍 위솔루션 대표이사
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주성엔지니어링에서의 잔뼈 굵은 경험과 노하우로 현재 위솔루션 대표이사로 활동하면서 와이어쏘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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