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LAR TODAY 특별 좌담회 시리즈 1탄 (下)
이 주 야 편집팀장, 김 태 희 기자
토론 요지
◆ 태양광 산업의 최근 이슈에 대한 견해와 전망
◆ 태양광 산업에 미치는 RPS의 허와 실
◆ RPS 입찰제도의 맹점과 해법
◆ 해외사례를 통해 본 FIT의 부활과 보완점
◆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좌담회 참석자 (이하 가나다순)
다쓰테크 강 원 봉 상무
에스에너지 한 성 용 팀장
에스피브이 정 병 찬 부장
LG CNS 김 봉 진 부장
KC코트렐 신 성 룡 상무
한화솔라에너지 심 승 보 팀장
<(上)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이주야 태양광 사업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태양광 산업이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고 않고 자생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원봉 정부에서 보조금 받아 잘 되는 사업이 과연 좋은 사업일까요. 그럼 지원 없을 때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격을 계속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런 생각을 하면 보조금 없는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으로 100만호 보급사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 설치는 1년에 1만호 정도 밖에 안돼요. 주택용 태양광발전 대중화도 시급하죠. 정부에서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태양광 대중화를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이 필요해요.
김봉진 자생하려면 이윤이 남아야 자생하겠죠. 그게 핵심이죠.
신성룡 산업은 혼자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정부에서 조선, 풍력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강화한다고 해서 붐이 일었는데, 지금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된 거죠. 살아남아야 하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힘을 적게 쓰면서 지금의 국내 시장을 견디고 해외시장으로 나갈 때 각 기업간의 협업이 모델로 제시되면 좋겠어요. 국내 기업간의 협업과 밸류체인별 협업이 중요해요. 물론 업스트림 쪽에서는 자재를 사는 입장이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각각의 단품, 효율을 높이는 것들에 있어서는 최종 클라이언트에 제시할 수 있는 퍼포먼스 제시에 공통적으로 참여하는 거죠. 한번은 모 발전사에서 1MW 태양광발전을 설치할 때 분리해서 모듈은 국내 메이커에서 별도로 구매하고, 인버터는 독일 기업의 국내 지사에서 구입하고, 시스템을 해서 설치했는데, 불행하게도 성능이 안 나와요. 최종 성능 안 좋은 것은 문제점을 체크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부딪치죠. 결국 각 회사가 손해를 분담해서 떠맡는 것으로 해결했어요.
강원봉 발전소 설치 후 그냥 빠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능이 나와야 하는데, 해외에 설치했을 경우 유지보수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어요.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책임질 수 있는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죠.
한성용 세계시장은 올해 30GW 시장 형성이 예상되는데, 국내시장은 잘 하면 250MW예요. 국내시장 보면서 사업하긴 어려워요. 에스에너지 한해 목표가 생존입니다. 한국 정부가 끊임없이 녹색성장 얘기하면서 정책을 내놔도 실질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정책을 신뢰하지 않아요. 옛날엔 정부가 100MW 내놓겠다고 하면 환호했을 테지만, 지금은 지켜보자 정도죠.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입니다. 태양광 산업은 예측이 불가능해요.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요.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예측 가능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REC도 마찬가지예요. REC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가 없어요. 그것이 문제죠. 반면 FIT는 예측하기 너무 쉬웠죠. 미국은 RPS 하에서도 금융기법을 보완해서 진행했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되니까 힘들죠. 결국 기업이 태양광으로 살아남으려면 해외로 나가야 되는데, 모듈 기업이 해외에서 살아남으려면 품질보증 문제가 있어요. 미국이나 해외시장은 10년, 25년 품질보증을 하라고 요구합니다. 기업간 협력을 하되, 그런 조항들에 대해서 미리 주도면밀하게 협의해놓고 가야 해요. 정부가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같이 협력해서 자생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지, 무조건 자생하라고 하면 어려워요.
심승보 입찰사업에 떨어진 분들이 대부분 MW급 선시공 해 놓은 사업자들이에요. 지경부 담당자들이 누가 선시공 하라고 했냐고 그러지만, 분명히 가점 항목에 선시공 항목이 있는데 안하기가 힘들죠. 결국 하반기에는 선시공에 대한 가점 항목이 없어지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결국 가격싸움이 될 겁니다. 하반기 RPS는 예측 가능한 REC 가격이 형성되어야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을텐데 걱정입니다.
정병찬 RPS는 발전자회사를 위한 제도가 아닐까 싶어요. 평균 시스템 단가는 공단에서도 알아요. 그러면 어느 정도 수익률이 최저 수익률이 나올 것인지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도를 거기에 맞춰서 하한가를 측정해주면 많이 남기고 싶은 사람은 가격을 올리거나 낮춰서 시장에서 알아서 조율할 수 있을 텐데, 무조건 최저가를 맞추는 것이니까, 발전자회사는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좋은 것일 테고, 기업들이 다 같이 죽어나가는 양상이죠.
신성룡 국내 RPS를 끌고나가는 회사가 여섯개의 자회사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형 공기업이지 않습니까. 다른 나라는 전력시장이 민영화 되어있어요.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릅니다. RPS는 전력시장이 민영화 되었을 경우를 기본 바탕에 두고 있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시장 경쟁을 기업들이 하는 것이죠. 그래서 싸게 사는 경영 실적 가지고 경쟁하면 되는 것이구요.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6개 발전회사가 한전의 자회사로 있고, 그 회사들이 RPS를 끌고 가는데, 이 사람들이 결국 공기업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눈치를 보는 거예요. 시장 평균 가격 이상으로 REC를 구입했을 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니까요. 게다가 비용 보존 기준이 바뀌면서 결국 가장 싼 REC를 구입할 수밖에 없죠. 하반기 REC가 더 떨어지면 올해는 그 떨어진 가격으로 보증을 받게 돼요. 해외 RPS는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시장에서 계약을 맺어주고 물량을 주는 것이고, 전력사가 민영화 되어있는 구조와 국내 구조가 근본적으로 많이 다릅니다.
한성용 REC 가격 결정하는 방법의 기준 자체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겁니다. 올해 얼마 되지 않는 물량 기준이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되면 물량에 가중치를 주고, 물량이 많이 쌓였을 때 형성된 가격과 그렇지 않을 때 형성되는 가격 결정 방법을 다르게 준다면 그나마 최하단 가격 기준이 하반기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와중에라도 이익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죠. 그 방법 중에 빨리 시작되어야 할 부분이 가중치 설정 방법을 달리 해서 평균 채점에 오류를 주지 않도록 해야죠. 초기 잠깐 올랐던 것만 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봐 달라는 겁니다. 폴리실리콘부터 모듈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 와중에 REC 가격 떨어지는 것도 부정할 순 없어요. 대신 이론적으로 납득이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이번 150원대 가격은 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이죠.
이주야 공급과잉이 해결되면 시장 분위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심승보 작년 하반기 때 32MW가 입찰됐는데, 그 때 입찰 들어간 용량이 135MW, 100MW가 대기 중인 상태입니다. 선시공 한 곳도 있고 허가만 나온 사업자도 있어요. 작년 100MW 사업자가 올 상반기에 또 들어왔다는 말이죠. 물론 사업을 포기한 사업자도 있을 것이고, 신규 사업자도 있을 것이지만 말입니다. 이번에 16MW 입찰할 때 내년 하반기에 110MW 또 들어온다는 말도 있어요. 시장이 소진되려면 내년 상반기가 되어야 소진될 것 같아요. 그 때가 되면 REC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전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정병찬 평균적으로 보면 경쟁률이 2009년 4.6%, 2010년엔 4.7%로 1:1정도 비율이 나와주면 좋은데, 내년 상반기나 후반기 정도 되면 1:1.5 정도 경쟁률이 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2~3년 지나가면 정부에서 공급하는 물량보다 신청하는 물량이 적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신성룡 REC 가격이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결국 살아남아야 할 텐데, 세계적인 시장 가격이 국내에서 적용되기엔 힘든 상황이구요. 지금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죠. 이윤창출보다는 살아남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봉진 태양광은 정부가 보조해주지 않으면 자생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줄 때, 가장 최소한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만 지원하는 경우, 지금의 제도로는 생존하더라도 건강한 생존이 아니죠. 보조금을 통해 산업을 키우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최저가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강원봉 정책은 이미 발표가 됐고, 지금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우리 회사는 가격을 어떻게 줄일까에 더 급속도로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봉진 발전사에서 설계를 다 해놓고 도면대로 시공할 회사를 고를 때에는 기술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설계하고 시공 분리가 돼 있으면 기술 의지가 적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면 아이디어를 갖고 설계할 수 있어요. 시공 방법이 다 똑 같은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설계에 자유스럽게, 또는 설계가 잘 됐는지 평가를 하는 거죠. 재질이나 규격 등 특이한 모듈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 아이디어가 생겨요. 그것에 대해서 기술적인 요소 평가를 하는 거죠. 가격과 기술을 동시에 평가하면 기술적인 고려도 안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좋은 기술을 개발하면 해외 진출도 용이하겠죠. 기술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EPC 업체들도 세계적인 시공 능력으로 해외로 진출하죠. 사실 EPC 업체들이 고용효과라든가, 협력업체 파급 효과가 더 커요. 정부도 태양광 산업을 모듈 등의 물품 제조하는 영역으로 보지 말고, 모듈 제조와 모듈을 제대로 시공하는 기술이 같이 있는 산업으로 봐주길 바랍니다. EPC 업체도 자생하고 해외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세계 EPC가 30GW, 40GW 엄청난 시장인데, 그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심승보 국내는 소규모 사업이 전체 RPS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봐야해요. FIT 때처럼, RPS도 입찰 시장을 용량별로 소, 중, 대규모로 나눠준다면 좋겠어요.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거죠. 대기업, 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도 그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주야 꽤 긴 시간동안 열띤 토론을 펼쳐주셨는데, 마무리로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심승보 이미 동종업계에 계신 분들이 느끼는 바라고 생각됩니다만,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 같고요.,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해 시장 자체가 혼란스럽습니다. 금융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 예측 가능한 시장, 정부가 가중치 제도를 내놓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가중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부 입안자들이 다시한번 심사숙고해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병찬 앞이 보이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기업이 살아서 크게 숨 쉴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해 주었으면 합니다. RPS 쿼터제에 대해서는 지금 딱 들어서는 괜찮다고 생각되는데, 또 그걸 파헤치면 따른 모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쉽게 좋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FIT와 RPS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로서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신성룡 다른 것보다 쿼터량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규모를 나눠서 REC 평균 가격을 뺀다고 하면 그것은 가능할 것 같아요. 용량 배분이 애매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강원봉 파이낸싱에 있어서 정부가 궁극적으로 제도와 수요자·공급자와 금융이 연결이 됐으면 합니다. 설치의무와 금융을 함께 하는 제도가 뒷받침 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성용 예측가능한 정책을 통해 세계 시장의 10% 정도만 국내 시장에 설치되면 좋겠어요. 미국은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해주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이를테면 태양광을 설치하면 세금을 환급해준다거나 하는 등 설치 의욕을 자극하는 제도가 굉장히 많습니다. 국내 시장은 어떻게 하면 태양광 설치를 많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단순히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근시안적인 제도를 제시한다는 것은 좀 그렇죠. 결론적으로 첫째는 예측 가능한 정책이고, 둘째는 금융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신성룡 RPS 시행되고 첫 입찰 계약부터 난항이 벌어졌는데, 문제는 RPS를 도입하면서 공급의무자, 발전사업자 양쪽 다 불만입니다. 그렇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지금으로서는 예측 가능한 또 다른 제도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첫 단추에서 복병을 만났지만, 어떻게 공급의무자와 산업계가 다시 함께 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줘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해외로 나가는 것은, RPS 시장에서 시공경험을 쌓지 못했는데 어디 가서 수주를 할 수 있겠어요. 해외 시장은 사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고, 나라마다 그리드 패리티 도달 시기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의 문제도 있어요. 우선 현재 직면한 RPS 문제 해결이 중요해요.
김봉진 지금 태양광 시장이 힘든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다고 봅니다. RPS 자체가 시장 크기만 키워놨지, 잘 될 수 있는 기반은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입니다. RPS 정책 전부를 바꿀 수 없다고 하면 REC 가격 결정 구조나 입찰 방법을 개선해 기업들이 기술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업계가 살아나고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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