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매각하는 등 잇단 자구책…"공멸 위기"
"정부 차원 대책 필요…조세 특례 연장 등 방안 절실"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 수익성 악화에 놓인 가운데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문제와 맞물리며 2분기 실적에도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잇단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실적 전망치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화학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9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28%가량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기초소재 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은 7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해 보인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8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2분기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5% 감소할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장기화가 맞물려 석유화학업계는 실적 부진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개별 기업마다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국내외 유휴 설비나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음에도 역부족이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사업이나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수처리 분리막 생산 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했고, 보유 중이던 일본 소재 기업 레조낙의 지분 4.9%를 매각해 약 27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LG화학도 첨단소재사업 본부 내 수처리 필터(Water Solutions) 사업을 사모펀드에 1조4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의 신용등급이 모두 하락한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일제히 내렸다.
또 한기평은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 등 업체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 포럼에서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은 "5대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 산업이 공멸 위기"라고 경고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도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선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신속한 사업 재편을 위해 조세 특례 연장, 전기료·가스비 감면, 사업 재편 승인 절차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