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종 필 한국중부발전 신재생사업팀장
1981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토건분야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주도한 김종필 신재생사업팀장은 한국중부발전의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RPS 도입 전 정부정책 결정을 위한 각종 회의에 참석해 RPS의 기초를 다졌고, 한국국제협력단 기술자문으로 아프리카, 필리핀 등 저개발국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정 원 기자
국내 화력발전단지로는 최대규모인 보령화력본부를 중심으로 국내 발전설비용량의 10.1%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은 보력화력 3호기 4,500일 무고장운전, 미국 Power Award가 주최한 ‘2008 Top Plant Award’ 수상, 국내 최초로 레바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UAE 등 해외에 국산기술을 수출하는 등 국내외 최정상의 발전설비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한국중부발전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 충남 서천과 보령, 제주 등 여러 지자체와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 된 여수엑스포에 자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과의 공동투자사업으로 충북 5개 시군, 천안시, 구미와 오창의 LG그룹 공장을 활용한 1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 중에 있다.
김종필 한국중부발전 신재생사업팀장은 “LG 공장의 태양광발전 설비는 지붕 하나에서 국내 최대규모인 3MW의 전력이 생산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3곳에서 10MW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해 운영 중이며, 하반기에도 2건의 사업을 추진해 8.5MW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준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에는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려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 최고 수준인 350MW급 태양광발전 설비에 대한 사업권 계약을 맺었다. 약 10억달러 규모의 이번 사업을 위해 한국중부발전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현지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9월 중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그러나 태양광을 비롯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2011년 기준 한국중부발전의 에너지원별 점유율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한 비율은 0.2%였으며, 에너지원별 전력생산비율은 0.1%에 불과했다. 김종필 팀장은 “올해 RPS가 도입돼 한국중부발전이 할당 받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용량은 연산 738GWh지만, 이 중 태양광발전이 담당하고 있는 용량은 43GWh로 6% 정도”라고 전했다.
RPS,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양날검’
RPS가 시행된 이후 다른 의무공급사와 마찬가지로 한국중부발전 역시 할당량 준수에 1차적 목표를 두고 있다. 국내태양광산업의 활성화라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50% 이상을 외부조달로 이행하고 있으며,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민간기업과의 공동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김종필 팀장이 이끄는 신재생사업팀은 올해 목표를 RPS 의무량 이행과 신재생에너지의 분야별 전문가 육성에 두고 장기조달계획 진행, 국내외 교육훈련 실시 등 체계적인 로드맵을 진행시켜나가고 있다.
이런 기초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설치한 RPS 대상 태양광발전 설비 14.5MW와 올 하반기 8.5MW를 포함해 2013년 47.5MW, 2014년 25MW, 2015년 9MW 등 총 105MW의 발전용량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중부발전은 내년까지 태양광 RPS의 97%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필 팀장은 태양광발전과 비태양광발전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최초 RPS를 수립할 때 우리나라 전체 신재생에너지 자원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발전은 현재 경제성이 낮아져 많은 지자체와 기업에서 사업백지화나 지연을 하고 있지만, 다른 신재생에너지는 RPS를 맞추기 위해 석탄에 비해 60%에 불과한 효율의 원료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장의 모순도 전했다.
RPS를 통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촉진시키려는 정부의 의도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원별 불균형한 기술 수준과 적용 환경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RPS를 맞추기 위해 태양광발전은 다소 억제하게 되고, 비태양광 사업에 많은 외화를 지출해야 하는 예기치 못한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위한 규제 완화 절실
김종필 팀장은 국내 태양광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2005년 삼천포화력본부 안에 100kW급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할 때만 해도 국내 태양광모듈 발전용량은 채 10MW도 되지 않아 모듈을 수입했지만, 올해 발전용량이 드디어 GW급으로 올라설 정도로 국내 태양광발전 산업이 성장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사업환경은 분명 쉽지만은 않다”라고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이러니하게도 ‘환경’과 관련된 문제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기조 아래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과 환경보존이 충돌을 빚고 있는 것이다.
김 팀장은 “현재 국내의 육상에서 경제성이 우수하며, 활용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은 거의 소진된 상태”라면서 “문화재 보호구역이나 생태자연도 1등급, 상수도 보호구역 등 환경관련 규제에 묶여 사업 추진이 느릴 뿐 아니라 아예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원도 양구와 고성 등에서 문화재 보존과 생태자연도 1등급 등을 이유로 신재생에너지발전 도입이 불발됐다. 올해에는 육상풍력 도입을 위해 녹색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의를 갖고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는데, 오히려 육상풍력 규제를 강화하는 결과가 도출돼 공청회가 무산된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김종필 팀장은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이 ‘녹색 대 녹색의 갈등’이란 언급을 했는데, 이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이 실제로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중부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관과 기업들은 투자를 위한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뒷받침되길 바라는 실무자의 바람이었다.
김 팀장은 “2010년 상반기 398원이었던 REC 가격이 올 상반기 156원까지 떨어졌고, 현재 160~170원인 SMP 가격도 5~7년 후면 1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15년을 기준으로 사업타당성을 조사하는데,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공기업으로 7% 정도의 수익 예상으로도 사업 진행을 결정하지만, 민간기업은 최소 9~10%의 수익 보장 없이 사업을 결정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경제성이 줄어들고 있는 태양광발전 산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더불어 적극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는 김종필 팀장의 의견을 통해 아직 자생적 구조를 확립하지 못한 태양광발전 산업의 한계를 엿볼 수 있었다.
잠재력 충분, 민관 합동이 관건
세계 시장을 놓고 본다면 미국은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일본은 2020년까지 태양광발전 규모를 20배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는 등 장기적으로 장밋빛 시장을 기대해도 좋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7%,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71%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 밸류체인 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고, 국내 화학공업 기술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차세대 태양전지인 염료감응, 또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확보에 유리한 점도 있다.
김종필 한국중부발전 신재생사업팀장의 기대대로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정부의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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