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인버터 시장, 신뢰성과 대응력으로 차별화 둔다!
이 민 선 기자
들어가는 순서
(가나다 순)
디아이케이 강 문 수 대표 /슈퍼솔라 홍 영 화 대표 /ABB코리아 이 완 주 이사
엘에스티에너지 임 종 만 대표 /에코파워 문 준 식 대표 /윌링스 채 용 석 상무
카코뉴에너지 김 경 환 대표 /효성 구 태 홍 팀장
국내 태양광 인버터 산업의 현황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현재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업체들을 조사해본 결과, 대략 50여곳이 태양광 인버터 제품을 다루고 있었으며 이 중 취재에 응한 업체는 디아이케이, 슈퍼솔라, ABB, 엘에스티에너지, 에코파워, 윌링스, 카코뉴에너지, 효성 등 8곳이었다.
과잉공급과 경쟁적인 가격하락으로 일부 해외 태양광 인버터 기업들이 국내에서 철수하거나 국내 업체들 일부는 도산 및 사업을 접는 등 태양광 산업이 상당한 위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버터 업체들은 생각보다 꽤 많은 업체들이 현존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취재에 응한 8곳 업체들은 모두 태양광 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일정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힘으로써, 태양광 관련 타 업계에 비해서는 인버터 업계가 타격이 적은 것으로 진단됐다. 하지만, 시황이 어려운 속에서 인버터 업계 역시 모듈 가격하락과 동일한 비율로 가격하락을 겪고 있어 판매량과 비교해서는 매출 상승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올해 태양광 산업 전망 또한 엇갈린 반응이었다. 태양광 산업의 붐에 따라 우후죽순 생겨났던 수많은 업체들이 일정 부분 정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 대부분이었고, 이에 따라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예상된다는 예측이 많았다. 또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태양광 산업이 상승 기류를 탈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과 향후 2~3년 뒤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이들 업체 대부분은 지난 2012년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향후 해외로의 진출을 모색함으로써 단가 하락으로 전해지는 타격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한, 시황에 좌우 되지 않고 꿋꿋하게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향후 태양광 산업이 다시 살아날 시기를 대비하겠다는 한결같은 입장을 보였다.
국내 태양광 인버터 산업의 현황 및 문제점
공급과잉으로 인한 전 벨류체인의 가격하락 진행
지나친 태양광 시장의 가속화로 인한 업체 난립과 낮은 기술진입 장벽, 공급과잉, 수익성 악화, 저가 제품을 표방한 중국 기업들의 지배력 확대는 태양광 산업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산업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전 벨류체인에 걸쳐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특히, 모듈 업계에서 이러한 현상이 유독 심각한데 인버터 업계도 다르지 않다. 모듈만큼 가격하락이 심각한 것은 아니나, 업계에서는 유사한 비율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기간에 많은 국내 업체들이 진출함으로써 치열해진 경쟁의 결과로 SMA를 제외한 해외 업체들 대다수가 철수한 상황이다. 사실, 시공업자들은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인버터 업계가 그나마 시황이 좋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각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보였다. 효성의 구태홍 팀장은 “인버터는 상당히 중요한 장비이기는 하나 태양광 시스템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때문에 현재 업계의 위기에 타격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인버터 업계만 나 홀로 성장을 유지한다는 일각의 시선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버터 역시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하락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 다들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파워의 문준식 대표 역시 “당사는 독립형 인버터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정부지원이 부족하고 유지보수비가 비싸 수요가 많지 않는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획 취재를 통해 접해본 업체들 대부분이 지난해 일부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ABB, 효성의 경우 지난해가 사실상 사업 시작 첫 해로 기대감과 비례해 여러 성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으며, 디아이케이, 윌링스, 카코뉴에너지 등은 지난해 일정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올해 신제품 출시 및 차별화된 전략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가격하락으로 인한 품질저하, 제 살 깎아먹는 행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버터 업계의 가격하락 경쟁으로 저가의 원자재 교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업체 대부분은 현재 업계의 문제점으로 입을 모아 가격하락으로 인한 품질저하 현상을 지적했다.
엘에스티에너지의 임종만 대표는 “과도한 가격하락과 그 결과로 이어지는 품질 저하로 인해 이미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발전소 운영이 어려워지는 사태도 보고되고 있다”면서, “가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품질로 판가름이 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ABB의 이완주 이사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현재의 치열한 가격경쟁력을 거친 후 2~3년 뒤에는 기술력과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몇몇 강소기업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업계가 정리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디아이케이의 강문수 대표는 “태양광 산업 자체가 정부주도형이다. 업계에서는 가격하락을 해서라도 살아남으려고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인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수익성이 약해 사업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위기 극복을 위한 국내 태양광 업계의 전략 및 향후 계획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기 극복
한편, 국내외 태양광 인버터 기술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대동소이’의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일부 기업들 간 입장이 나뉘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현대중공업에서는 현재 국내외 인버터 제품들의 기술 사양이 0.1~0.2% 이내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효성의 구태홍 팀장 역시 이 같은 입장에 동조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눈에 띈다. ABB의 이완주 이사는 “중소용량의 기술력은 대동소이 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용량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국내 제품의 기술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기술력의 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한 상황에서 현재, 국내 업체들은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너도나도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후관리를 표방하면서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엘에스티에너지의 임종만 대표는 고객사들 상당수가 국내 제품 구입 후 만족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러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서비스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또한 ABB 이완주 이사 역시 “A/S의 문제로 현재 국내 제품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데, 당사의 제품은 고장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서비스에 치중할 필요가 없다”면서, “당사 서비스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보다 시운전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 제품의 긴 수명, 브랜드 신뢰성을 언급한 곳도 있었다. 효성은 대기업 중에서는 두 번째로 시장에 진입했으나 사실상 후발주자로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효성의 구태홍 팀장은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무엇보다 신뢰성이 중요하다. ‘효성’이라는 브랜드의 신뢰성이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슈퍼솔라는 선진국형 마이크로 인버터를 개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있었다. 슈퍼솔라의 홍영화 대표는 “현재까지 국내에는 마이크로 인버터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활발한 판매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로 인버터는 향후 미국, 영국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틈새시장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일본, 중국 시장이 뜬다!
향후, 개도국 수요의 확대, 태양광발전의 경제성 확보, 응용분야 확대 등은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5~29GW였으며, 이는 916억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지난해 태양광 시장은 약 30GW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향후 2014년에는 일본 4.2GW, 미국 4.0GW로 태양광 시장의 주요지인 유럽 시장을 제치고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한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태양광 시장의 주 수요처가 일본, 중국, 미국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인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이 주목된다는 예측이다. 카코뉴에너지의 김경환 대표는 “향후 미국, 일본,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당사도 이 세 곳으로 진출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카코뉴에너지의 경우 최근, 400MW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으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일본 지사까지 출범시켰다. 중국 시장 역시 카코차이나와의 탄탄한 협력을 통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외에 기획 취재에 응한 업체 대부분이 올해는 상당한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일부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그럼에도 올해 태양광 시장의 활성화에 희망을 걸고 있는 모습이었다. 윌링스의 채용석 상무는 “업계가 성장통을 앓고 있으나, 인버터 업계는 그나마 성장을 하고 있다. 당사도 활발한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세우고 올해는 5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BB, 효성의 경우는 사실상 지난해가 인버터 사업 진출 첫 해로 올해 기대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보였다. 효성의 구태홍 팀장은 “올해 확정된 수십 MW급 해외 공급건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중대용량 쪽으로 라인업을 많이 늘릴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한, 엘에스티에너지도 최근 에콰도르에 산테르노 인버터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고 올해는 추후에 진행될 프로젝트 등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디아이케이 역시 올해 RPS 시장 및 새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디아이케이의 강문수 대표는 “올해 3kW 제품의 라인업이 예상되고 있으며, 무변압기 타입도 더 강화해 시장에 공격적인 진입을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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