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STX솔라 존속 의지 강해

STX에너지 감사, “STX솔라 청산 안 된다” 가처분 신청 제기

김 미 선 기자

STX에너지 비상근 감사가 오릭스의 STX솔라 청산 요구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오릭스의 STX솔라 청산 움직임을 제지하고 나섰다.

STX에너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STX에너지 비상근 감사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STX솔라 청산에 대한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TX솔라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상황에서 STX에너지 이사회가 일부 오릭스 측 이사들의 주장만으로 자회사인 STX솔라를 강제 청산하는 것은 STX에너지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위법 행위이므로 이를 즉시 중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STX에너지 현직 감사의 소송 제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최대 주주인 오릭스의 부당한 경영 행위와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릭스는 최근 주요 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 등 STX그룹이 겪고 있는 경영난을 이유로, STX솔라를 청산해야 한다며 STX에너지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의 이러한 요구는 지난해 투자 유치 당시 체결한 STX에너지-오릭스 간 계약서에 STX에너지 일부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오릭스가 추가 투자 없이 우선주 전환을 통해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오릭스는 “STX의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무조건 STX솔라를 청산한다”는 조건을 주장했고, STX 측은 “STX에너지 이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다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오릭스 측이 “전체 이사 중 한 명이라도 청산에 찬성하면 STX솔라를 청산한다”는 조항을 요구했으며, STX그룹은 투자 유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TX에너지 이사회 8명 중 오릭스 측 이사는 3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릭스 측은 STX솔라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평가 작업을 무시한 채 임의적으로 청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청산가치를 약 500억원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의 STX에너지에 대한 2012년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STX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STX솔라 지분과 대여금 장부가액은 900억원이 넘으며, 한영회계법인의 STX솔라에 대한 2012년 감사보고서도 적정의견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만약, STX솔라를 청산하는 경우 STX에너지는 그 자체로 투자금액에 막대한 손해를 볼 뿐 아니라, STX솔라의 태양광 관련 공사 계약 등에 대한 지급 보증의무까지 즉시 부담하게 된다. 결국 STX솔라 청산으로 STX솔라는 물론 STX에너지의 재무 상태와 기업가치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는 셈이다.

관련 업계 측은 오릭스가 이 같은 계약조건을 통해 STX솔라 청산으로 발생하는 STX에너지의 기업가치 훼손을 자신들의 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속셈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오릭스가 STX솔라 강제 청산을 통해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경영권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꼼수라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오릭스의 이 같은 의도가 알려지면서 STX솔라는 영업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STX는 공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질 경우 STX솔라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솔라의 지난 경영실적이 부진했던 이유가 기업 자체의 경쟁력 부족보다는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태양광 산업의 침체라는 외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STX솔라가 현재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일본 등 국내외에서 SI 사업 진출을 통해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의 매출액이 230억원에 그쳤던 데 반해, 이듬해인 2012년에는 7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큰 성장 폭을 달성하고 있다.

더욱이, Anti PID 기술 및 이온 주입(Ion Implan tation), 구리 도금 공정 기술 적용 등의 연구 개발과 2014년 실리콘 웨이퍼 장기 원료 구매계약의 만료로, 영업 이익율도 점차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TX 관계자는 “STX솔라가 세계적인 태양광 시장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단기적인 어려움만 극복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인 만큼 청산보다 사업 영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오릭스 또한 임직원 고용 안정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STX의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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