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산업, 구조조정기 이후 생존업체가 성장의 과실 향유할 것!
이 주 야 편집장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2013년 이후 주요 태양광발전 소재(폴리실리콘,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등, 이하 ‘태양광소재’) 가격이 반등한 가운데 선텍 등 중국 업체의 구조조정도 진행됨에 따라 태양광소재산업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주요 태양광소재 업체들은 2013년 1분기에 전년 대비 호전된 영업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등 전반적인 실적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태양광산업 동향 및 전망
화석연료 고갈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신성장동력 선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의 지원도 이뤄짐에 따라 2008년 이후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이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유럽 국가는 태양광발전 산업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했고, 이에 2011년까지 세계 태양광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012년에는 지원정책이 약화된 유럽 국가의 설치수요가 축소된 반면 중국과 일본, 미국 등지에서 설치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 증가세가 지속됐다.
유럽 국가는 태양광발전기 설치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제공한 반면, 중국은 태양광소재를 생산하는 제조업체 육성을 위한 지원에 집중했다. 중국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태양광소재사업을 확장했고, 2010년 이후로는 태양광소재 전반에 걸쳐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EPIA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중국은 19.7GW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의 경우 생산능력이 40GW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업체는 업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데다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우수한 원가경쟁력도 갖춤에 따라 태양광소재산업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고,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폴리실리콘에서의 점유율도 상승했다. 2012년 중국은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밸류 체인에 있어 6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웨이퍼의 경우 생산실적 점유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중국 태양광업체의 급격한 성장은 지역별 수급구조 불균형을 야기했고, 적극적으로 태양광발전기 설치를 지원한 유럽의 경우 태양광소재 수입의존도가 심화됐다. 2012년 유럽 지역은 17.2GW의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을 기록했으나, 역내에서 생산한 태양광모듈은 4.5GW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발전기 설치수요 전망
EPIA에서 발표한 태양광발전기 설치 실적 및 전망 자료를 살펴보면, 설치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강화되지 않을 경우 2013년에는 설치수요가 전년 대비 소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14년에도 수요 위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PIA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 정책이 수반될 경우 2013년에도 태양광발전기 설치수요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태양광소재 가격하락으로 그리드 패리티에 접근하면서 자생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태양광산업 성장의 중심축이었던 유럽 주요 국가의 태양광발전 지원정책이 축소됨에 따라 당분간 설치수요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일본과 중국이 태양광발전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설치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유럽지역 태양광발전기 설치수요 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의 태양광발전 관련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지원을 축소한 반면, 중국과 일본의 경우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하는 등 태양광발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 재선으로 인해 투자세액공제제도 등 기존의 지원 정책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가격하락으로 그리드 패리티에 접근한 가운데 태양광발전기 리스제도 도입 등으로 설치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은 태양광발전 수요 확대 또는 유지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태양광발전 및 소재 산업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부 지원에 의존한 성장은 해당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보호무역주의 장벽은 지역간 경쟁을 저해할 뿐 아니라 태양광발전기 설치비용을 상승시켜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태양광소재산업에 있어 중국업체의 부상은 기존에 태양광소재산업을 선점하고 있던 업체들의 영업실적을 악화시켰고, 이는 미국 및 유럽 소재 태양광업체의 구조조정 신청으로 이어졌다. 자국 태양광업체의 몰락은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된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태양광소재산업에 있어 보호무역주의 조치는 2012년 5월 미국 상무부가 중국 태양광업체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본격화됐다. 2012년 10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모듈)에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이러한 조치는 중국 태양광업체의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3월 파산에 직면한 중국 태양광모듈 생산업체인 선텍파워의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따른 대표적 피해 사례로 언급된다.
EU의 경우 2012년 9월 중국산 태양광패널(모듈)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착수했고, 2013년 6월 11.8%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2개월간 중국과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두기로 함에 따라 관세 지속여부와 부과 관세율이 변동될 여지가 남아 있으나, 커너지 등 유럽 태양광업체의 몰락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수입의존도를 감안할 때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지속 또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조치로 인한 파급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지역별 수급구조를 살펴보면, 2012년 유럽은 7.3GW(약 4.7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중 약 5.0GW 분량을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유럽 지역에서 생산된 2.3GW 규모의 잉곳/웨이퍼는 모두 역내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것으로 가정함). 그러나 태양광모듈의 경우 유럽지역의 생산실적이 4.5GW에 불과한 반면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은 17.2GW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에 따라 2012년 유럽 지역의 태양광모듈 수입실적은 12.7GW 수준으로 추론할 수 있다.
유럽 지역이 수입한 태양광모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미주 지역은 역내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이 태양광모듈 생산실적을 상회했으나, 중국의 경우 자국내 설치실적을 크게 상회하는 태양광모듈 생산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타 지역을 크게 상회하는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과 태양광모듈 수입규모를 감안할 때, 유럽의 보호무역조치가 미국보다 태양광소재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산 태양광모듈에 대한 EU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는 반사이익을 향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유지될 경우 국내 업체는 판매가격을 인상하거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보호무역조치는 장기적으로 태양광발전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내수기반이 취약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태양광업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보호무역주의의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태양광발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 중국은 자국 태양광소재산업 보호를 위해 자국산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칠 수 있으며, 이 경우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태양광업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설치보조금과 발전차액지원제도를 기반으로 2012년 5.0GW의 태양광발전기 설치실적을 기록했고(2011년 설치실적은 2.5GW), 2013년에는 10GW 규모의 태양광발전기 설치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이 태양광발전기 설치 지원정책을 강화한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또한 보호무역조치를 선택할 유인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적인 생존경쟁력 확보 전략 필요성 제기
최근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조치는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에게 반사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호무역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에게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호무역장벽은 제품가격을 상승시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산업 내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정부가 적극적인 금융지원과 자국산제품 사용장려 등을 통해 자국 업체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할 경우 태양광소재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소재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대응능력을 보완할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동시에 생존경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 대비한 장기 생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태양광업체의 경우 단기적으로 유동성 대응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지원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인 생존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고서에서는 “태양광소재산업은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았으나, 황금알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이뤄진 결과 미운 오리와 같은 처지가 됐다”면서, 신재생에너지로서의 장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며, 구조조정이라는 인고의 시기를 극복하고 나면 태양광소재업체들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OLAR TODAY 이 주 야 기자 (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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