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을 요리하자, 태양광을 부탁해!
  • SolarToday
  • 승인 2015.09.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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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환경에서 태양광을 요리할 수 있는 셰프가 필요

   
 
   
 
의식주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세 가지 활동이라고 하지만 이것들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근원은 모두가 에너지다. 그중에 태양광은 자연에너지 중 가장 쉽게 접근하여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을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황의 시기를 넘어 호황을 맞이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변에서 앞으로 태양광분야에서 ‘뭘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과 질문이 많이 오가고 있다. 기술개발, 사업화, 인증, 인력양성 등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다들 고민인 듯하다. 이만큼 현재 국내 태양광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가이드 제시가 명확하지 않고 누군가 앞에 나서서 얘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로지 뚝심있는 한화의 태양광산업 정책이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OCI의 사업방향 전환도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광산업은 생산된 제품의 최종 소비자(End user)가 반드시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사업성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국내 태양광시장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해서 FIT, RPS 등의 다양한 정책과 그린홈 백만호, 아파트 베란다, 휴대용, 에너지 자립섬, 캠퍼스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E자립마을, 시민펀드 조성 등 다양한 응용분야 개발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내수시장의 수요공급만으로 모두가 함께 하기에는 많지 않아 국내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태양광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이론적인 결말에 이르게 된다. 해외시장으로의 진출, 신규시장 확보와 같은 진부한 계획은 몇 년 전부터 이슈화된 ‘산업생태계’라는 단어가 사업명에 적용되면서부터 적지 않게 사용되었는데 성과지향적 목표를 제시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목표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너도나도 ‘비즈니스 모델(BM)’ 개발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적용하는데 비용, 시간, 방법 등 노하우가 적지 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태양광산업은 기술과 시장의 상관관계에서 어느 정도 기술이 사업화되는 성장궤도에 충분히 올라가 있다. 이에 태양광의 전문성을 지닌 기업과 기관은 서서히 구분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태양광산업은 몇 년 동안 태양광사업의 부흥기에 지역사업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연계되어 상당한 성과를 나타냈다.

이후 태양광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 기업지원기관 등이 생기고 테스트베드 사업까지 추진하는 성과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현재는 태양광을 담당해오던 기관의 부서들이 없어지고, 전문기관들이 아이템 발굴과 테스트베드 사업으로 구축한 장비들은 활용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문화, 특성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대중성을 가진 장비나 사업들의 인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산업의 정책적 추진방향 제안
태양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인력양성, 기업지원, 사업화지원 등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만큼 투자를 했기 때문에 기술개발 제품의 사업화와 기업참여도가 높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과제를 수행할 것이 없다고 할 정도의 아이템 발굴이 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 모든 것이 성과지향적 목표제시를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에너지원으로 후세에게 남겨질 유산이라고 하는 신재생에너지이지만, 성과지향적 정부정책으로 인하여 그 위치가 한발 두발 뒤로 물러나고 있다.

한때는 에너지전쟁시대에 전쟁을 대비하는 무기처럼 비유됐던 신재생에너지가 지금은 해묵은 기획사업마냥 슬슬 관심 밖으로 벗어나고 있다.
이에 현재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산업의 정책적 추진방향을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주어진 현실에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태양광 셰프가 절실히 필요하다. 요리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전문 셰프들이 게스트의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주문형 요리를 만드는 현장적응 프로그램인데, 이처럼 지금의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방향을 제시해 줄 셰프가 필요하다.

정책적으로 제시하는 로드맵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멘티가 원하는 답을 제시하는 멘토인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가이드를 명확히 주지도 못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라고 하지는 않은지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업을 주관하는 코디네이터가 산업동향을 파악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더더욱 높아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지역별로 태양광산업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중추기관이 필요하다. 이미 광역권을 기초로 한 지역별 기관들이 테스트베드 사업을 완료하였고 네트워킹도 진행해 왔었다. 하지만 지역산업정책의 변화로 인하여 네트워킹 사업이 중단되었다.
태양광처럼 지역에 메이저기업이 위치하고 있는 산업도 드물기 때문에 이들을 기점으로 지역의 태양광기업을 모으고 협력하여 단결된 모습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진행해야 한다. 지역의 태양광 관련 기관들이 기업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지역 간의 밀접한 연계협력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기업, 대학, 연구소, 기관 등의 사업추진현황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들을 지역의 태양광 관련 기관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투자를 유인하고 사업을 확대시킬 수 있는 투자금융과 법률지원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태양광사업은 내수시장이 타깃이 아닌 해외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내수시장의 확대는 좀처럼 어려워 보이고 전 세계적으로 신규 설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태양광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태양광 후진국의 신규시장 확보에 대해 우리 기업이 직접 뚫고 나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컨소시엄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해외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사가 있듯이 자금을 투자, 운용할 수 있는 금융권 전문가와 해외진출 시 필요한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 컨소시엄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 및 기관과의 공동 사업 추진 등이 필요하다.

넷째, 신사업 발굴 및 미래지향적 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정책이 성과지향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니 적절한 성과목표 설정과 이에 대한 결과물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매출, 수출, 고용, 사업화 등의 내용이 없으면 국가사업 진행이 어렵고 미래지향적 과제에 대해서는 성과부진의 이유로 투자가 소원해지는 실정이다.

또한, 대규모 시스템 사업을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계획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대용량의 실증을 할 수 있는 부지 및 여건 등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제반여건이 조성되어 있는지, 미래에 대비하는 노력이 있는지 항상 관찰하고 이를 준비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기업은 돈을 향하고 정부는 성과를 향해 있어 미래에 대한 기술준비는 상대적으로 떨어져가고 있다. 따라서 미래지향적 기술에 대해서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다섯째, 태양광 인력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태양광산업을 이끌어나갈 인력에 대한 사업들이 재직자, 취업예정자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관련 자격증까지 생겨 교육생의 전문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신규 고용인원수만 관리하고 기업생태계와는 괴리가 있는 인력배출로 인하여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이 원하는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의 시작에서 쇠퇴까지의 로드맵에 인력양성을 연계한 고용관리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한다. 고용관련 정책 및 사업에 대해서는 특정 부처의 업무로 한정짓지 말고, 업무의 특성화 구분을 지어 산업정책과 관련된 인력들은 해당부처에 사업을 이관하여 고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에너지 네트워크를 통한 에너지 와이파이 시대 꿈꾸다
우리는 지금 기술과 시장에서 세렌디피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산업은 최근 1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신재생에너지의 상업성과 대중성을 보여준 훌륭한 성과이다.
하지만 성과지향적 사업추진과 목표설정, 기술과 사업과 시장의 상관관계, 판로개척, 가격·시장경쟁력 등의 문제로 산업발전이 더디어 가고 있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태양광사업의 투자효율성을 놓고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정책적인 면에서 큰 그림을 생각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태양광을 요리할 수 있는 셰프가 필요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래의 에너지는 후손을 위해 물려줘야 하는 위대한 유산이다. 투자대비 성과를 논하면서 정책개발 및 산업발전을 더디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에너지 네트워크를 통한 에너지 와이파이 시대를 꿈꾸며 우리 모두가 태양광산업의 무궁한 발전과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무한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지금부터 더더욱 필요한 때이다.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
모영환 전략기획실장








SOLAR TODAY 편집국(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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