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개정 가중치 적용
RPS 제도가 도입된 지 4년째를 맞이한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RPS 제도는 한 차례 변화를 모색했다. 이와 관련해 올초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전체 전력량 중 13.4%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비전 아래 태양광 및 풍력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정부가 주도하던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민·관이 함께 중심이 되는 민관 파트너십으로 전환하겠다는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완화 및 수익형 비즈니스 모델 제시, 신재생 보급에 적합한 모델을 발굴하면서 자발적 민간 투자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 같은 제도 변화 중 태양광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중치를 개정 적용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규제 완화를 위해 5대 지목을 없앴을 뿐 아니라, 태양광 가중치도 소규모와 중규모, 대규모 등 규모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했으며, 더욱이 발전소 용량별로 가중치가 달라지는 복합 가중치를 적용했다.
이는 5대 지목 구분을 없앰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무분별한 대규모 발전소 건립에 따른 환경훼손을 방지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 대비 의무공급자와의 판매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을 확보해 줌으로써 국내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을 한층 활성화하기 위한 의도에서였다.
REC 및 SMP 가격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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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은 REC 판매사업자 선정이 어려울뿐더러 소규모 사업자들 간 치열한 경쟁으로 REC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가 생각보다 용이치 않아 SMP를 통한 수익이 전부일 수밖에 없다. 현재의 REC와 SMP 가격으로 계산했을 때, REC와 SMP를 모두 합한 수익이 은행이자로 5% 정도에 해당하는 상황인데, 그나마도 REC 판매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한 경우는 SMP 수익만으로는 2%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전력 판매 계약이 힘든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을 제도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한편, 넓게는 국내 태양광 설치 보급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RPS 제도 개정을 시도했던 정부 계획은 사실상 올해 REC 및 SMP 가격 하락으로 인해 빛도 보지 못하고 되레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로부터 “RPS는 실패한 제도”라는 오명까지 듣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REC 및 SMP 가격 하락의 이유로는 과도한 선시공 대기물량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REC 입찰시장이 열리지 않았던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판매사업자 선정 물량 150MW를 공고한 상황에서 이미 상반기에 그 물량을 초과하는 162MW가 확보되는 바람에 2014년 하반기에는 도저히 입찰 시장을 열 수 있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900MW 규모를 웃도는 선시공 대기물량이 전력판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2015년 상반기 입찰시장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사실상 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REC 가격 폭락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도 했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도 올 상반기 입찰시장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예상대로 REC 가격이 폭락했으며, 이로 인해 수익성까지 대폭 하락되는 결과를 맞게 돼 2015년 전반적인 내수 시장 분위기는 암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2015년 태양광시장에 대한 현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REC 가격은 10:1이라는 과잉경쟁으로 인해 2014년 대비 37%가 폭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총 9,817개소의 입찰건수 중 낙찰된 건수는 1,002개소에 그쳤으며, 접수 물량 또한 179만7,095kW 중 16만2,63kW에 불과했다.
정부가 RPS 제도를 도입한 지 3년 남짓 만에 RPS 입찰가격이 무려 68% 하락했고, 현물 시장가격 또한 60%가 하락했다. SMP 가격 또한 100원선이 붕괴되면서 투자의 불안정성이 가중됐다. 입찰에 실패한 90% 이상의 태양광발전량은 적체물량으로 남아 있는데, 이 같은 현재의 적체물량 소진에도 4년 내외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은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더욱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반대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상황 역시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태양광발전사업에 있어 실질적인 수익이 되는 REC는 물론 SMP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대표 시공업체 관계자는 “올해 수주 설치용량은 평년 대비 많았던 데 반해, 태양광 설비 단가 하락으로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더욱이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우 REC 변동과 SMP 하락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돼 매출 하락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도 “2015년 시장 자체가 매우 고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면서, 그 역시 REC 하락과 SMP 하락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사업을 기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태양광사업자 불만 가중

이와 관련해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관계자는 “지금의 RPS 제도 하에서는 도저히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수익을 간신히 낸다 하더라도 사업체의 존속에 필요한 비용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 때문인지, 실제로 해당 조합의 경우 2014년도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1기 건립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한 기도 건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RPS 제도의 난점 및 부지확보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측 역시 “고정 지출비를 따져 보면 소형이나 대형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판매시에는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2015년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에 유리하도록 가중치가 개정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소형 사업자들도 수익성 향상을 위해 최근에는 용량을 키우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올 가중치 개정을 비롯해 인증서 구매의뢰 물량 비중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고, 저압연계 적용대상 또한 발전용량 100kW 미만에서 500kW 미만으로 상향하는 등 정부가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제도를 개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불만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30일에는 9,000여개의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과 예비사업자들이 대전에 모여 전국태양광발전사업자연합회를 결성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태양광발전 판매수익이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개선할 5가지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심지어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2월부터 태양광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지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시한 요구안은 RPS 제도 전면 폐지를 비롯해 FIT 재도입, 소규모 영세 사업자 수익 보장, 의무공급사업자 REC 수의계약제 폐지 및 REC 판매사업자 선정결과 평가점수 공개 등이다.
2016년 REC 시장 통합, 업계 시선은?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REC 시장 통합이 이뤄지는 2016년 역시 또 한 번의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사실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REC 시장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의견은 이전부터 국내 태양광 업계가 주장해 오던 바였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과잉 공급으로 인해 매번 REC 낙찰 가격이 매년 크게 떨어져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낮아진 데 반해, 비태양광 RPS 이행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REC 가격이 급등해 상대적으로 태양광의 경제성이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태양광 업계는 적정한 REC 가중치를 전제로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REC 시장 장벽을 허물고 의무의행 발전사들이 보다 많은 태양광 REC를 통해 RPS 의무비율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올 한 해 동안 관련 업계가 태양광과 비태양광 REC 시장 통합이 조기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만큼 2016년 REC 시장 통합을 앞두고 국내 태양광 현업 관계자 대부분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메가솔라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REC 시장 통합으로 태양광시장의 영역이 확대됨으로써 활발한 사업 진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태양광 REC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풍력은 인허가 문제, 바이오에너지는 원료 수급의 어려움, 그리고 연료전지는 높은 단가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비태양광의 보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통합 시장에서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 개선에 대해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관계자는 “태양광, 비태양광 REC 시장이 통합돼 태양광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긴 하지만, 소형햇빛발전소 시장의 경우 판매사업자 선정제도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적체물량과 신규 유입되는 사업자로 인한 경쟁이 더 치열해져 2015년보다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스피브이 회사 관계자의 경우 “통합 REC 시장이 열리면 태양광 REC 가격이 올라간다는 견해와 REC 장기계약이 없는 태양광발전소 및 발전사업 인허가를 득한 사업주의 공단 입찰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다시금 REC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 가지 전망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2016년 REC 시장 통합 이후 국내 태양광시장 상황이 어찌될 것인가에 대한 업계 의견은 조금씩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2016년 역시 경제성이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으로, SMP 및 REC 가격이 국내 태양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어떻게 달라질까?

Check 1. 의무량 부과방식
REC 시장이 통합되면 우선 의무량은 2015년까지 지속돼온 태양광 별도의무량 없이 단일 의무량이 부과된다.
Check 2. REC 거래 및 가격결정
REC 거래의 경우 통합 전에는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REC가 각각 따로 거래됐으며, 가격도 별도 가격이 형성됐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원별 REC 구분 없이 거래가 가능하며, 통합 REC 단일 가격이 형성된다.
Check 3. 판매사업자 선정제도
판매사업자 선정제도의 경우 기존에는 약 150MW 범위에서 상반기와 하반기에 연 1~2회 수시 운영됐으나, 2016년부터는 용량을 한층 높여 약 300~350MW 범위에서 연 2회 추진된다. 특히, 선정 용량도 2016년과 2017년에는 300MW 규모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350MW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Check 4. 비용보전 방식
기존의 경우 태양광과 비태양광 각각 기준가격을 산정해 이행비용을 보전해 왔으나, 2016년부터는 조달방식별 통합 기준가격을 산정해 이행비용 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으로, 업계 관계자들이 기대하는 2016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우선 전반적인 국내 태양광시장 측면에서는 선시공 물량으로 인해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공급의무자 측면에서는 태양광과 비태양광 장벽이 없어짐으로써 그동안 각종 규제 등으로 외부 투자가 줄어듦에 따라 비태양광 REC 매입이 어려워 과징금까지 물게 됐던 부조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마지막으로 정부 측면에서는 REC 시장 통합을 통해 선시공 대기물량이 해소되는 한편, 침체된 태양광발전사업 활성화로 인한 태양광 설비 보급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HECK POINT
2015년, 태양광발전사업자들 울린 REC 및 SMP 가격 하락
REC 입찰 가격 변화
2015년 상반기 태양광 입찰 결과, 경쟁률이 10:1에 이르렀다. 입찰 건수 기준으로는 10%가량만 낙찰됐으며, 용량으로 따지자면 그보다 더 적은 수준인 9%에 머물렀다. 과도한 경쟁 압박으로 인해 입찰가격도 평균 70,707원/REC으로 지난해보다 37% 폭락했다. 이는 2011년 REC 도입 당초보다 1/3 수준으로 3년 반 만에 가격이 무려 68% 폭락했다.
그렇다고 상반기 입찰을 통해 선시공 대기물량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도 아니다. 입찰 결과, 전체 접수건수는 모두 9,817개소였는데, 이 중 1,002개소만 낙찰됐으며, 접수 용량으로는 전체 179만7,095kW(설비용량 143만5779kW) 중 16만2,063kW(설비용량 12만4229kW)가 낙찰됐다.

현물시장 가격 변화
현물시장 가격도 입찰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2년 1월에 비해 2015년 4월 시점에서 거래된 현물시장 가격은 60%가 폭락한 상황이며, 이번 입찰 경쟁률을 볼 때 5월 이후 현물시장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마저 예측됐다.

SMP 가격 변화
2012년 당초에는 SMP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그해 7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급기야 올해 5월에는 100원선이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과다한 전력수요 예측으로 대규모 발전소 건설이 계속되면서 전력예비률이 30% 선에 이르게 되고, 이 추세라면 SMP 가격의 추가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기에 전문가들은 SMP 가격이 당분간 90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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