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절대적인 FIT 지원을 통해 소규모 발전사업자 또는 일반 가정에서도 보조금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집이나 사무실 등에 설치하고, 또 생산된 전력을 팔아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영국의 에너지 산업 관련 주무부처인 에너지기후변화부(DECC : Department for Energy and Climate Change)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태양광 FIT를 최대 90%까지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11월 11일 삭감 규모를 87%로 최종 결정하고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앰버 러드(Amber Rudd) 에너지기후변화부 장관은 최근 하원 에너지위원회에 출석해 “2020년까지 영국 전력생산의 15%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하려는 신재생에너지 목표가 당초 목표에 못 미치는 11.5% 수준에 머물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면서도, “FIT 삭감은 강행돼야 한다”고 밝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보조금 삭감, 사실상 폐지로 풀이
영국은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FIT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 기간 유사한 제도를 폐지 또는 축소했던 타 경쟁국들에 비해 태양광산업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받아온 시장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향후 영국의 태양광산업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악화로 스페인은 보조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결국 2012년에 신규 태양광발전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모두 중단했다. 이탈리아도 2013년 7월에 보조금을 종료했으며, 독일도 지원금을 축소하고 프로젝트 규모를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은 프로젝트 규모에 제한 없이 2020년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번 결정으로 보조금이 현행 대비 87% 삭감되면서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상황이 됐다. 지원금 자체는 재정위기 이후 수차례의 신재생의무제도 개정을 거치며 축소되는 움직임이나 프로젝트 규모 무제한이나 상업 및 주거 포괄 등의 조건으로 사실상 지원조건은 개선돼 왔다.

또한, 2011년 12월 12일 이후에 등록한 설비에 대해서는 2012년 4월부터 약 44~60% 매입가격을 인하했으며, 그 외에도 단열기준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건물에 대해서는 매입단가를 더 낮추는 새로운 규정도 제시했다. 영국 재무성(HM Treasury)의 기존 FIT 로드맵에 따르면, 대형 태양광발전소가 받는 보조금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2015~2016년에 120파운드/MWh로 전년대비 5파운드 줄이고, 2016~2017년에도 115파운드/MWh로 전년대비 5파운드 줄이는 등 점진적 인하 정책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매우 급진적인 이번 결정으로 인해 2016년 1월 1일부터는 현행 대비 87%가 삭감되면서 14.95파운드/MWh로 보조금이 급감할 예정이다.
FIT 삭감 전, 태양광설비 집단 사재기 붐
에너지기후변화부에 따르면, 2015년 9월 통계 기준으로 영국의 FIT 태양광 프로젝트수는 최근 3년 최고치인 1만8,346개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무려 59%나 급증했는데, 이는 8월부터 정부의 FIT 삭감 계획이 발표된 이후 시장의 패닉 반응에 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삭감 전인 현재 기준으로는 평균적인 일반 영국가정(단독주택 기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면 약 6,250파운드의 비용이 드는데, FIT로 인해 얻는 금전적 이익은 연 673파운드에 달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을 10년 후에 회수하고, 20년 후에는 약 7,000파운드의 이익을 볼 수 있으나, 2016년 1월 1일 이후 설치할 경우 동일한 기간 이익이 910파운드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많은 영국인들이 태양광 패널을 구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한국산 태양광설비는 한-EU FTA를 통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으며, 최근 국내시장 침체로 인한 제조사들의 가격인하 정책과 맞물려 중국산 대비 평균 5% 내외의 가격 차이밖에 나지 않아 영국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이 있다. 또한 한국산 제품은 품질도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영국 유통사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2015년 말까지 영국시장에서 태양광 패널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는 바, 국내 태양광 제조사들은 집중적인 마케팅과 가격정책으로 이번 단기 특수를 노려볼 만하다. 2016년 1월부터는 영국 태양광시장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감해 업계가 재고 소진에 몰두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시장 진출 기업, 출구전략 세우기 시작해야
지난 8월 영국 정부의 FIT 삭감 의지가 확인된 시점부터 영국의 많은 태양광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국외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영국 10대 태양광 기업에 포함돼 있던 3개사(Climate Energry, Southern Solar, The Mark Group)가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 솔라시티(SolarCity)도 영국 사업장을 2016년 초 영국에서 완전 철수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당장 직접고용 1,000명, 간접고용 최대 2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영국 태양광시장은 2015년 연말 이전까지의 단기 특수를 노린 설비 직수출이 유망했으나, 향후 영국 내 태양광 설치 또는 발전단지 건설 등의 생산 프로젝트는 매우 리스크가 크므로 유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KOTRA&글로벌윈도우
SOLAR TODAY 이 서 윤 기자(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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