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현대차·LG화학·한국타이어 등 주요 주주 지지 확보 나서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LG화학 등과 함께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인 한화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는 ‘백기사’로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등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추석 연휴 직후 서울 중구 고려아연 사옥을 찾아 최윤범 회장과 회동을 갖고, 수소·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대한 협업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7.3%와 고려아연 주식 1.2%를 맞교환 하는 등 모두 7.76%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양사는 수소·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 글로벌을 통해 지난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한 바 있다. LG화학도 2022년 고려아연과 지분을 맞교환해 1.89%를 보유하고 있고, 2차전지 양극재의 소재인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를 세운 바 있다.
한화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한국타이어(0.75%) 등의 지분을 합치면 18.4%인데, 재계에서는 이들 지분을 최 회장 우호 주주로 분류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각 기업들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 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MBK도 이들 대기업이 최 회장 우호주주라는 관측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MBK·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모두 33.13%에 달하고, 최 회장측 지분과 대기업들을 최 회장 우호주주로 분류해 계산할 경우 33.99%에 이른다. 하지만 MBK가 약 2조원을 투입해 공개매수를 통해 14.6%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의결권 없는 자사주 등을 제외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 지분율은 52%에 육박해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