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여성 등기임원 비중이 최근 2년 새 3.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중 대부분은 사외이사로 파악됐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196곳을 대상으로 등기임원 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은 2022년 6월 말 172명(13.1%p)에서 올해 9월 말 226명(16.1%)로 54명(3.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기임원은 늘었지만, 이들 대부분은 사외이사였다. 여성 사외이사는 2022년 6월 말 160명(93.0%)에서 올해 9월 말 208명(92.0%)으로 48명 늘어났다. 올해 전체 여성 등기임원 226명 중 208명이 사외이사인 셈이다.
같은 기간 남성 등기임원은 1144명(86.9%)에서 1174명(83.9%)으로 30명 느는데 그쳤다. 남성 사외이사는 620명(54.2%)에서 634명(54.0%)으로 14명 늘었으나, 비중은 0.2%p 감소했다.
이는 2022년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이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에도 올해 9월 말 기준 여성 등기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기업이 13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보다 9곳 줄어든 수치다.
13개 기업은 ▲KCC ▲넥센타이어 ▲KG스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오롱글로벌 ▲HDC ▲삼양홀딩스 ▲SK디앤디 ▲성우하이텍 ▲KCC글라스 ▲한일시멘트 ▲CJ제일제당 ▲현대오토에버 등이다.
이 가운데 현대오토에버와 CJ제일제당은 각각 올해 7월과 8월 임기만료 전 자진사임으로 현재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KCC, 넥센타이어, KG스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오롱글로벌, HDC, 삼양홀딩스 등 7곳은 2년간 여성 등기임원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기임원이 2인 이상인 기업은 2022년 19곳에서 올해 43곳으로 24곳 늘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크래프톤과 카카오(이상 각 4명),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이노베이션, 기아, 아모레퍼시픽(이상 각 3명) 등이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등기임원 여성 비율이 50%를 넘는 기업은 크래프톤(57.1%), 카카오(50%), SK아이이테크놀로지(50%) 등 3곳이다.
한편 오리온홀딩스의 경우, 2022년 자산 2조원 미만으로 여성 등기임원이 없었지만, 지난해 1분기 자산 2조원을 넘어서면서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 올해 9월 말 기준 2명(40%)의 여성 등기임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