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윤홍준 상무]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 주요 국가의 전략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기술 성숙도, 설치 유연성,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재생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과 달리 공급 과잉, 제도적 장벽, 수익성 악화 등 구조적인 한계를 함께 안고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산업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성장과 공급 과잉의 딜레마
2025년 글로벌 태양광 설치 용량은 65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와 전동화 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각국의 탈탄소 정책 강화는 태양광 수요를 견인하는 요소다. 그러나 반대로 태양광 셀과 모듈의 생산능력은 이미 수요를 50% 이상 초과해 공급 과잉 상태에 진입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생산설비 확장은 글로벌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는 국내 태양광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동남아를 통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국 내 제조와 우호국의 공급망 확보를 선호하고 있다. 국내기업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정체… 해법은 제도 개선과 사업 다변화
국내 태양광 시장은 2020년 5.5GW 설치를 정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24년 설치량은 3.2GW, 2025년은 2.5GW 내외로 예상되며, 일정 수준은 유지되고 있지만 뚜렷한 성장 동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수요 부진 때문이 아니라 계통 연계 어려움, 인허가 지연, 민원 발생 등 비시장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업계의 95% 이상이 시장 악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주요 원인으로는 계통문제(40%), 제도 개편과 규제 강화 등이 지목됐다. 실질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발전단가를 낮추는 기술개발과 함께, 인허가 비용과 민원 처리에 대한 체계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산업단지와 수상태양광 등 입지 다변화 필요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태양광 설치 방식의 다변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통적인 야외 부지 외에도 산업단지 지붕, 건물형, 수상, 영농형 태양광 등 다양한 입지 유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 루프탑은 RE100 대응, 계통 접근성,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건물주에게는 초기 투자 없이 장기적인 임대수익을, 발전사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입지를 제공하는 구조의 지붕임대형 모델은 현재 각광받고 있으며 실증성과 수익성도 점차 입증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이러한 변화 흐름에 발맞춰 산업단지 태양광 사업과 수상태양광 사업을 병행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서발전과 함께 추진한 산업단지 루프탑 20MW 사업과 군산산단 EPC 프로젝트(3.5MW)는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까지 결합해 입주기업의 효율 제고와 ESG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수상태양광 분야에서도 신성이엔지는 다수의 관공서 프로젝트에 국산 고효율 모듈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에는 임하댐 47.3MW 사업에 참여했고, 새만금 농생명부지 햇빛나눔사업 73MW, 충남 서천 부사호 96MW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대규모 수상 사업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민간과 공공 부문이 함께 기후위기 대응의 실천 모델을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RE100 대응을 위한 구독형 모델과 에너지 플랫폼 구축
에너지 소비 구조가 ‘직접 생산→직접 사용’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태양광 설비를 소유하지 않고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는 에너지 리스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이나 RE100 전환을 고려하는 제조업체들에 적합한 이 모델은 빠른 도입과 비용 절감, 전력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성이엔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Five Force 분석과 TCP 분석을 결합한 RE100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대응을 결합한 맞춤형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기업의 전력사용량 분석을 기반으로 다양한 RE100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잉여분은 전력시장과 REC 시장을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원한다.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한 구조적 전환의 필요
태양광 산업의 미래는 단순한 설비 보급률이 아니라 △기술력 △제도 △금융 △플랫폼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다섯가지 요소의 유기적 결합에 달려 있다. 이제 산업은 단순한 ‘에너지원 공급자’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전력 솔루션 제공자, ESG 컨설턴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책임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선택하는 이유도 단지 비용 절감에 있지 않다. 기후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 브랜드 가치 제고, 글로벌 공급망 대응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태양광 기업들은 단기적인 수익모델을 넘어 ‘에너지 생태계의 전략 파트너’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신성이엔지를 비롯한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이제 제품 제조를 넘어 발전소 시공, 운영, 에너지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종합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수익성은 물론, 기후위기 시대에 요구되는 기업의 새로운 존재 방식을 제시하는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제 태양광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공급중심 시장에서 수요중심 시장으로, 하드웨어 중심에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역, 시민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며 에너지전환을 위한 궁극적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