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케미칼....희망으로 떠오른 롯데정밀화학, "흑자 확대 분위기 조성"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1.19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CH 관련 적자규모 축소와 '스페셜티' 그린소재 부문 수익성 증가 예상
롯데정밀화학 울산 헤셀로스 공장 야경/사진 =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밀화학 울산 헤셀로스 공장 야경/사진 = 롯데정밀화학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불황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단 1개분기를 제외하고 적자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지원 속에 한때 업계에서 수직계열화가 가장 잘 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나친 기초화학 의존도에 신사업 진출도 타사 대비 한발 늦으면서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의약용 셀룰로스 등 스페셜티 제품을 생산하는 그린소재 부문이 롯데정밀화학 케미컬 부문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케미칼부문의 적자폭 축소와 그린소재부문의 흑자 확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4135억원, 매출 5조200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발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범람에 따른 '구조적 불황'으로 인해 석화 업계 전체가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경우 특히 타격이 심한 편이다. 롯데 케미칼은 2022년 2분기 이후 단 1개 분기(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회사다.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 호남석유화학에서 상무 자리를 맡아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2011년 그룹 회장에 오른 신 회장은 2015년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을 2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이른바 화학3사 빅딜을 감행했다. 

롯데케미칼은 인수등을 통해 "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탄탄한 기초화학 사업구조는 업계 불황 속에 되레 독이 됐다.

지난 3분기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 매출액은 10조5946억원으로 전체 15조5343억원(내부거래 제거 금액)의 68.20%에 이른다.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은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롯데케미칼의 한줄기 빛인 상황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익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65% 줄었다. 매출액은 4204억원으로 4.78% 늘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영업익 감소 원인으로 에피크로로히드린(ECH)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CH는 플라스틱, 에폭시, 글리세롤 등의 생산에 사용되는 염소계열 화학물이다.

지난 3분기 ECH 판가 상승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낮은 가격에 판매량은 오히려 늘면서 절대적인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롯데정밀화학 '케미칼부문'의 주요 제품인 ECH는 그동안 대규모 적자를 지속해오면서 롯데정밀화학 실적의 걸림돌이 돼 왔다.

4분기부터는 ECH의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ECH 판가 상승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슈와 해상운임 상승 등의 부정적 효과는 줄면서, 큰 폭의 영업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ECH 매출이 내년 1분기 633억원으로 60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같은해 4분기에는 677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현 SK증권 애널리스트도 “4분기 ECH의 내수가격은 여전히 부진하겠지만, 글리세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판가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케미칼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의 영업익을 책임져 온 그린소재부분의 매출과 영업익도 내년 부터 본격적으로 증가 추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린소재부문은 산업·의약용 셀룰로스(섬유질) 제품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산업용 셀룰로스 제품에는 메셀로스(MECELLOSE®)·헤셀로스(HECELLOSE®), 식의약용으로는 애니코트(AnyCoat®)·애니애디(AnyAddy®)가 있다.

셀룰로스는 사람의 내부 장기가 거의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수술이나 지혈 목적 등 의료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산업용으로 사용될 경우 면, 종이 제조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용된다.

지난 10월 7일 롯데정밀화학은 세계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인 미국 컬로콘과 1조원 규모 글로벌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2018년부터 대규모 셀룰로스 계열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해 오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이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한 금액은 3518억원에 이른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정밀화학은 내년 영업이익은 1232억원으로 올해 예상치 602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할 것"이라며 "ECH 가격 상승에 따른 적자 폭 축소 및 그린소재 증설효과 반영에 따른 외형성장이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