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화석연료업계, 트럼프 당선이 악재가 될 수도"...트럼프에 떠는 정유업계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1.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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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수요 둔화에 미 원유 생산량 급증 예상되면서 '부정적 래깅효과' 우려
반면, 한계 봉착한 미 정유업계 가동률 고려하면 공급 급증은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쪽)과 에쓰오일 온산공장/ 사진 = 연합뉴스, 에쓰오일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달리 친(親) 화석연료 성향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미국의 석유 등 화석연료 수요가 늘어나 정유업계에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개연성도 만만치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트럼프정부 출범후 미국 원유생산량이 늘고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정유사들이 ‘부정적 래깅 효과’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즉 원유 수입 이후 정제 후 판매에 이르는 시차로 인해 비싼값에 사 싼값에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3분기 3.6달러를 기록하면서 올해 1분기 평균 7.3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정유제품과 원유 가격과, 수송운송비 등을 뺀 가격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손익분기점은 5달러 수준으로 그 이상이면 정유사들에게는 이득이 된다. 정제마진은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올해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왔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못미치면서 지난 3분기 정유4사 모두 정유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각사 정유부문 적자규모는 SK이노베이션 6166억원, 에쓰오일 5737억원, GS칼텍스 5002억원, HD현대오일뱅크 2634억원 등으로 도합 1조9539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친 화석연료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을 앞두고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연방정부 소유 부지 화석연료 채굴 이익 부담금', '임대 로열티' 등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화된 정유업계 규제가 완화 또는 폐지 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이 늘면 글로벌 유가 하락은 불가피 하다..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해 판매하는데 1~2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는데, 유가 하락이 장기화 되면 ‘부정적 래깅’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한 마디로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서 정제 후 싸게 팔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지금도 공급과잉 상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340만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국가간의 원유시장 점유율 경쟁도 유가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다. OPEC+는 최근 3년간의 원유 감산 조치를 해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우디는 재정수지 밸런스를 위한 적정 유가가 96달러에 달하는데, 수요 둔화로 유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에 점유율을 뺏기면서 총 재정수입은 감소했다”면서 “사우디를 비롯해 OPEC+ 회원국들은 내년 1월부터 감산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 사실상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석유시장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원유 시장이 하루 100만배럴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정부 출범이 정유사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정유업계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상 증산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바이든 정부 재임 시절과 유사하게 연 1~2% 수준에서 신중한 증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론적으로 정제용량과 운송시설의 제약, 국제유가 흐름과 잉여생산능력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생산량 변화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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