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은 철강업계도 못 비껴가....'불황 중 다행'이던 낮은 원재료價 조차 부담 커져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2.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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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37원 터치...2년 1개월만에 최고치
전년대비 낮은 가격 원재료가격 부담 가중 우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 = 포항제철소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 = 포항제철소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탄핵정국’ 불안이 지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2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는 그간 ‘불황 속 다행’이라고 치부하던 낮은 원재료 수입가격 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중국산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은 전년보다 여전히 낮지만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수입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 3분기 누적 원재료 매입액은 21조1819억원으로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 54조8829억원의 38.5%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산 원재료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각 3분기 원재료 수입가격은 전년대비 저렴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구체적으로 철광석 수입가는 톤당 13만7000원, 석탄 34만3000원, 철스크랩 51만원, 니켈 2311만원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평균 가격은 철광석 14만5000원, 석탄 38만7000원, 철스크랩 52만6000원, 니켈 2804만3000원 수준이었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원재료 매입액은 7조908억원으로, 같은기간 누적 매출액 17조613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25%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원료별 톤당 수입가격은 철광석이 16만5000원, 석탄이 35만1000원, 철스크랩이 46만6000원 등이었다.

포스코와 달리 현대제철의 철광석 수입 가격은 전년 평균(톤당 15만7000원) 대비 증가했다. 반면 석탄과 철스크랩 가격은 전년 각각 37만6000원, 52만2000원에서 약간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따른 여파로 예기치 않은 ‘탄핵정국’이 휘몰아치면서 환율이 오르고 원화 가치가 하락해 수입가격이 더욱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날 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13원 오른 1437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앞서 3분기 평균환율은 1360.23원으로 현재보다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추가로 환율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보인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다르쉬 신하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로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탄핵 실패로 (정치적)불확실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도 나름의 대비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 관게자는 “철강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내추럴 해지'를 상시 운영 중”이라면서 “환율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환율 변동성 확대가 경영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수입단가가 비싼 철스크랩 등의 환리스크가 없는 양질의 국내 스크랩 발생량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자급률을 높여가는 중이다.

한편 철강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이 무조건 악재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원료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반면 환율 상승은 생산된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도 되기 때문에, 국산 철강제품의 수출이 확대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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