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잇단 ‘도피설’에 당혹...관저 카메라에 의도적 등장?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1.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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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영내에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타나 인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오마이TV 유튜브 캡처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영내에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타나 인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오마이TV 유튜브 캡처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집행을 앞두고 야권에서 윤석열 대통령 도피설이 계속 제기돼 관심을 끌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서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내란 수괴 윤석열이 이미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제보들이 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추하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했다.

전날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야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가능성 중에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맞다”고 했다.

오동운 처장이 '윤 대통령 도주 가능성'에 대해 '맞다'고 답을 하면서 도주설이 더욱 확산했다. 민주당에서도 윤 대통령의 도피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대통령 소재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여러 설들이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에서 포착됐다. 야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도피설’이 쏟아지자 윤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관저 카메라에 자신을 노출시켜 '건재'를 과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날 오후 12시53분쯤 관저로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 내려와 진입이 차단된 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앞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와 경찰 수사 인력이 진입했다가 경호처가 짠 인간 띠 등에 가로막혔던 이른바 ‘3차 저지선’이 구축됐던 곳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그의 '출현'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경호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손짓으로 지시를 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그를 중심으로 주변에 선 인원들은 허리를 숙이거나 그가 건네는 말을 듣고 난 후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 남성은 양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며 걷는 모습이었다. 도로를 따라 내려온 남성은 3차 저지선 인근을 돌아보며 약 7분쯤 머문 후 다시 관저 쪽으로 걸어 올라간 뒤 카메라 앵글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원거리에서 구체적인 신원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거취 파악을 오인하게 할 목적으로 '카케무샤'(대역)를 동원한 것이라는 ‘윤 대통령 대역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12월 3일 이후 한달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온갖 소문과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운데)가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운데)가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측은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와 관련해 "기소해라. 아니면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라. 그러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그대로지만 더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이 희생되는 건 막아야 하니까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에는 응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분명한 건 (공수처의) 관할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 청구되면 그 부분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관할은 서울중앙지법"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되면 응할 것이냐'는 물음엔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강추위에 고생하고 공무원들도 마음의 갈등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선의로 생각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를 벗어나 도피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제 저녁에 대통령을 만나 뵙고 왔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어젯밤부터 국회에서 대통령이 도피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악의적이고 황당한 괴담을 퍼뜨리는 일이 생겼다"며 "정말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해서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관련해선 "내란죄 철회 등 논란이 어느 정도 정비가 돼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실 여건이 됐을 때 (헌재에) 갈 수 있다. 횟수에는 제한을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출석 문제라 경호나 신변 문제가 해결돼야 간다는 건 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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