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기아 멕시코 법인이 멕시코 현지를 비롯해 중남미 타 국가, 호주 등지로 판매처를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오는 4일부터 미국으로 들어가는 모든 멕시코 제품에 25%의 관세가 붙으며 멕시코에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 조정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접경인 멕시코 누에보레온주(州)에 공장을 둔 기아 멕시코 법인은 관세 부과로 미국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대비해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에 기아는 멕시코 내수 판매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신차종을 활용해 중동 및 호주를 비롯한 수출지 다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27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 중 62%가 미국에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아는 라틴아메리카 내 인기 차종인 K3의 경우 중남미 주요국 판매 법인에서 공격적 시장 공략을 통해 추가 수요분 흡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유탄을 맞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 수출 증가를 늘리고 있어 미국 수출 대체지역에서의 완성차 업체 간 경쟁 격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아울러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당분간 대미 수출 비중을 50%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멕시코 내 총생산량 대비 미국 수출량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들을 보면 포드(93%), 도요타(93%), 혼다(88%), 제너럴모터스(GM·84%), 스텔란티스(75%)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반면 닛산(45%), BMW(40%), 아우디(38.7%) 등은 5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이유로 멕시코 내 생산량 대비 미국 수출량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들은 트럼프 발(發) 관세 전쟁에서 그만큼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멕시코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396만4012대의 자동차가 생산됐는데, 이 중 70%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