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의 투자 이민 제도를 대신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실상 미국 영주권을 판매하는 마치 장사치 같은 비즈니스 구상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보존하는 거액의 외국인 투자자가 영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이민 투자자 비자 프로그램인 ‘EB-5’를 이른바 ‘골드 카드’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골드 카드를 팔 것”이라며 “그 카드에 약 500만달러(한화 약 71억원)의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은 당신에게 영주권 특혜를 줄 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부유한 사람들이 이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주 후에 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러시아의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oligarchs)’들이 골드 카드를 받을 자격이 있냐는 질문에 “네, 그럴 수도 있다(Yeah, possibly)”면서 “나는 아주 좋은 사람들인 몇몇 올리가르히들을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EB-5 프로그램은 말도 안 되는 소리와 믿음, 사기로 가득 차 있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영주권을 받는 방법이었다”면서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터무니없는(ridiculous) 프로그램 대신 이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고, 우리는 이를 트럼프 골드 카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미국 시민권 및 이민국(USCIS)이 관리하는 ‘EB-5’ 이민 투자자 프로그램은 1990년 미 의회가 외국인 투자자의 일자리 창출 및 자본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었다. 최소 90만달러(약 13억원)를 투자할 경우 영주권을 주는 제도로, 지난 2022년 5년 기한으로 재연장된 바 있다.

한원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