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가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유럽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기 집권 후 가진 첫 각료회의에서 EU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결정을 내렸고, 곧(very soon) 발표할 것”이라며 “그것(관세율)은 일반적으로 25%가 될 것이며, 자동차와 모든 것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캐나다와 ‘다른 경우’이며 다른 방식으로 미국을 이용한다”면서 “그들(EU)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EU에 3000억달러의 무역적자가 있다”면서 “EU는 ‘미국을 망치기 위해(in order to screw the United States)’ 만들어졌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는 합법적이고 비차별적인 정책에 도전하는 관세를 포함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가로막는 부당한 장벽에 대해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EU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시장으로, 이는 미국에 혜택(boon)이 됐다”고 언급했다.
로베르타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 의원들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과는 만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유예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개시 시기에 대한 질문에 “4월 2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는 두 나라가 불법이민과 마약 단속 등을 위한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1개월 유예됐는데, 거기서 한 달 더 유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한을 3월 4일로 제시한 것은 ‘현재로서는(as of this moment)’ 유효하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의 국경을 지키고 이민자와 오피오이드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이들 국가의 조치를 검토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외신들에 말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리의 임무는 여전히 관세를 피하고, 필요하다면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전략적이지만 확고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경제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이 27일(현지시간) 새로 임명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