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화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가상화폐 전략 비축(strategic reserve of cryptocurrencies)’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등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 발표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행정명령이 비트코인(BY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를 포함한 (가상)화폐를 비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후 “분명히 다른 가치 있는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준비금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 비축에 나설 가상화폐 이름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가상화폐 데이터 및 분석 회사인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몇 시간 만에 전체 가상화폐 시장은 약 10%(3000억 달러 이상) 상승했다.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1% 이상 상승한 9만4164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13% 상승한 25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는 각각 30%, 20%, 50% 이상 급등했다. 리플은 리플 랩스에서 만든 가상화폐로, 이 회사는 가상화폐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지난해 미국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슈퍼팩(PAC)을 지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가상화폐 업계의 지지를 얻었고, 업계의 정책 우선순위를 뒷받침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이달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번째 가상화폐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미국 규제 당국은 사기와 돈세탁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상화폐 업계를 단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 회사들에 대한 조사를 철회하고,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디지털 자산 투자 관리 회사인 21셰어즈의 페데리코 브로케이트 미국 영업 책임자는 로이터에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하면서 “이는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규제 명확성을 높이며, 디지털 자산 혁신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의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은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가 준비금에 포함된 것에 놀라움을 표하고, “비트코인과 달리 이러한 자산은 기술 투자에 가깝다”며 “이번 발표는 가상화폐의 근본적인 특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더 넓은 암호화폐 기술 분야에 대한 애국적인 입장을 보여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