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DMZ 일대에서도 원인 미상의 산불 피해 발생해
기업들 본업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도 앞다퉈 제공해 재난 극복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경남 하동과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등 곳곳에서 발생하며 큰 피해를 끼쳤다. 영남지역에서는 열흘에 걸쳐 모두 11개의 중대형 산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러한 산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어제(10일) 오후 4시 30분경 강원도 고성군 DMZ 일대에서 원인 미상의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오늘 오전 6시 30분경부터 산림청 산불 진화 헬기 2대를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오전 6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31명, 중상 9명, 경상 43명 등 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체육관·학교·경로당 등에 머무르는 산불 이재민은 2234세대, 3675명으로 나타났다.
시설 피해는 경북 7877곳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 171곳, 경남 84곳, 무주 2곳 등 8134곳에 달한다. 주택 피해가 4238채로 가장 많고, 이어 농업시설(3151곳), 기타(710곳) 순이었다. 국가유산 피해는 35건으로 집계됐다.
이번 산불로 4만8238ha의 산림이 불에 탔다. 이는 역대 최악의 산불인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면적(2만3794㏊)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엄청난 참사 앞에서 경제계에서는 피해 지역의 이재민, 소방대원 및 구호 요원들을 돕기 위해 앞다퉈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 알아본다.
기업들, 다양한 봉사 활동으로 산불 피해 어루만져

기업들은 단순히 산불 피해 돕기 성금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피해를 어루만지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이동통신 3사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잇달아 임시 대피소 등 현장에서 와이파이 및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호키트, 보조배터리, 충전기 등 물품 지원에도 나섰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재난복구 특별서비스팀을 현장에 파견해, 피해 주민을 위한 가전제품과 휴대폰 무상 점검 및 수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해 가정에도 직접 방문해 점검·수리를 진행하는 방문 서비스도 병행 중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 전용 수리 버스를 투입해 현장에서 휴대전화 세척 및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각 지역 이동 서비스센터에 서비스 명장을 파견하고 산불 피해를 입은 가전제품도 수리하고 있다. 거주지로 귀가한 일부 이재민 가정을 방문해 △제품 안전점검 △수리·세척 △화재보험 보상 청구를 위한 고장확인서 발급 등을 지원하는 ‘가가호호 서비스’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피해 지역에 세탁·방역 구호 차량을 투입하고, 피해 차량 수리비 최대 50% 할인한다. 농협중앙회도 농기계 수리 인력 73명과 이동정비차량 55대도 피해지역에 투입해 복구 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룹사들, 고액 기부 물꼬 터… 애터미, 성금 100억원 기탁도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주요 구호 단체에 모인 국민 성금은 10일 오후 5시 기준 1257억1000만원이 모금됐다.
고액 기부에는 그룹사들이 앞장서서 참여했다. 삼성그룹은 30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추가로 삼성전자가 10억원 어치의 가전제품을 지원했다. LG그룹도 20억원을 기탁했고, LG생활건강 생활용품 5억원 어치를 내놨다. SK그룹은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SK디스커버리는 별도로 5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도 각각 성금 20억원을 전달했다. 롯데그룹은 10억원의 성금과 함께 롯데웰푸드가 3억30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지원했다.
GS그룹과 두나무는 각각 10억원을 성금으로 내놨고, HD현대는 성금 7억원과 구호물자 3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이 밖에 CJ그룹과 신세계그룹, LS그룹과 두산그룹, 미래에셋 그룹은 각각 5억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성금 4억원, HL그룹은 3억원을 각각 전달했다.
특히 애터미 주식회사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영남 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00억원을 기부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여기에 3억5000만원 상당의 물품도 지원했다.
농협중앙회는 성금 30억원과 함께 재해 구호키트 700박스를 긴급 전달하고, 의류 2억원어치도 지원하는 등 9억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했다.
금융권도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0억원의 성금을 지원했다. 이후 신한금융은 추가로 10억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쿠팡은 마스크, 장갑, 음료, 생수, 간식 등 구호물품 3만5000여개를, 한미약품그룹은 3만여개를 각각 지원했다.